경제 · 금융 정책

[저금리 시대 경제 패러다임 바뀐다] <7> 서울경제 5대 제언

저금리는 '양날의 칼'… 경제체질 바꿀 기회로 활용하라

첨단업종 위주로 탈바꿈한 경상북도 구미시의 구미국가산업 1단지 전경.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성장한계에 직면한 기업들이 사업구조를 전면 재편하고 차세대 기술·제품·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서울경제DB


서울경제신문은 지난 7일부터 '저금리 시대 경제 패러다임 바뀐다' 시리즈를 통해 장기화하는 저금리가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치는 순기능과 역기능을 다각적으로 살펴봤다. 시리즈 게재 과정에서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제언이 서울경제신문에 접수됐다.

저금리 시대가 우리 경제에 위기가 될 수도 있지만 기회로 활용될 수도 있는 '양날의 칼'인 만큼 정부ㆍ기업ㆍ가계 등 경제주체들이 이를 활용해 경제체질을 완전히 바꾸도록 해야 한다는 게 공통된 골자다. 주요 제언들을 5가지로 압축해 살펴봤다.


① 대기업 기술·경영 혁신을

성장한계에 직면한 대기업들은 장기 저금리 국면을 전면적인 경영쇄신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대기업이 전면적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차세대 기술ㆍ제품ㆍ서비스를 연구개발(R&D)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자금이 소요된다. 저금리 국면에서는 이 돈을 저금리로 조달할 수 있어 경영변신을 비교적 쉽게 시도할 수 있다.

대기업 등 개별주체 차원뿐 아니라 산업 전반적인 차원에서의 쇄신도 단행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책당국들이 '값싼 돈의 홍수'를 산업계 옥석 구분의 분기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저금리는 기업 간 인수합병(M&A)에 필요한 자금조달 비용을 낮춰주기 때문이다. 다만 민간기업이 단순히 싸게 돈을 빌려 덩치만 키우는 M&A를 시도할 경우 오히려 산업계 전반의 부실이 심화될 수 있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M&A 주체들이 단순한 자산확장보다는 핵심 원천기술ㆍ인재ㆍ영업망ㆍ경영 노하우 확보에 초점을 맞추도록 유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M&A를 통해 해당 업계에서 어떤 방향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판단하도록 돕기 위해 산업별 미래 성장의 블루프린트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줘야 한다는 게 M&A 중개기관들의 제언이다.

② 중기 대출심사시스템 필요

시중에는 값싼 금리의 자금이 넘쳐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이를 제대로 공급 받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은행 등은 저금리 자금이 돈에 목이 마른 중소기업들로 흐를 수 있도록 대출체계 전반을 손봐야 한다.


사실 은행들도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차세대 먹거리로 노리고 있기는 하다. 실제로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대기업은 이미 은행 대출을 필요로 하지 않고 가계는 주택경기 침체와 소득불안으로 돈을 더 빌리기 꺼린다"며 "결국 은행들이 모두 중소기업 대출시장에 몰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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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은행 경영진이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지시해도 일선 지점에서 제대로 지시가 먹히지 않는 것이 문제. 경기침체로 은행들의 자산건전성 기준이 높아져 부실대출에 대한 페널티가 강화돼 일선 지점장이나 영업인력들이 중소기업 대출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감독당국이 은행들로 하여금 중소기업 전용 대출심사 시스템이나 지침을 개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무ㆍ자산 여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에도 일선 대출 영업인력들이 돈을 빌려줄 수 있는 업무 근거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의미다. 아울러 각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실적에 대해서는 인사상 가산점을 주고 해당 대출이 부실화될 경우 고의가 아니라면 되도록 대출 담당자에게 면책을 해주는 방안도 도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③ 서민 재테크상품 세제 지원

저금리 시대는 서민들의 노후설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적금 금리도 시중금리와 더불어 바닥을 길 수밖에 없기 때문. 이는 서민가계의 저축 의욕을 상실케 해 중장기적으로는 노후준비 자금을 모으는 데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를 막기 이해서는 정부가 서민 재테크 상품 등에 대한 재정과 세제 지원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연금 상품과 같은 장기가입 상품에 대해서는 정부가 최소한 차상위 계층까지는 보험료의 일부를 지원해주는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가계들 역시 스스로 저금리 시대에 맞춰 평생의 재테크 로드맵을 다시 짜야 한다.

④ 가계부채 환승 상품 늘려야

저금리 기조는 가계부채 해결 시점을 지연시키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금리가 낮으면 거치식 대출을 통해 이자만 내면서 원금상환을 자꾸 뒤로 미루려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국와 금융회사들은 가계가 거치식 대출에서 분할 원금상환 방식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환승구를 더 넓혀줘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원금상환 방식의 대출금리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 아울러 조세당국은 납세자에 대한 소득공제시 거치식 대출에는 상대적 불이익을 주는 대신 원금분할상환식 대출 등에는 보다 큰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금융감독당국은 은행별로 거치식 대출의 비중을 모니터링해 그 비중이 높은 곳에는 페널티를 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저금리로 타격을 받게 될 퇴직자 및 연금생활자에 대한 정책적 배려도 잊지 말아야 한다. 기업들이 저금리 기조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채구조 개선과 함께 투자와 사업구조 개편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다.

⑤ 기업 재무전략 다시 짜자

기업은 저금리 시대에 걸맞은 재무구조를 구축해 저금리 혜택을 극대화해야 한다. 우선 과거 고금리로 조달한 부채는 상환해 낮은 금리로 다시 차입하고 단기부채를 장기부채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 여유자금이 많아진 저금리 상황에서는 자금의 운용과 투자수익성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금흐름과 만기를 감안하되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해 운용자금의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 이와 함께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은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해 신용등급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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