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아주 흥미로운(exciting) 시장입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 기업들은 투자 대상으로도 손색이 없을 뿐 아니라, 자산운용시장은 적립식펀드와 퇴직연금제 등으로 급속도로 커져가고 있습니다.” 16일 한국을 방문한 휴 영 에버딘 에셋 매니지먼트 아시아본부 회장은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앞으로 한국 증시에 계속 투자하는 것은 물론 한국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을 펀드오브펀드 등의 형태로 적극 유치해 높은 수익률로 되돌려 줄 것”이라고 밝혔다. ‘에버딘 에셋 매니지먼트’는 20여년의 역사를 지닌 영국계 자산운용사로, 전세계적으로 1,300억달러(130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특히 이머징마켓 및 아시아 지역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아시아 지역 투자규모는 210억달러(21조원)며 이중 약 14%에 달하는 30억달러(3조원)을 한국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도이치뱅크의 자산운용 부문을 인수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영 회장은 “워렌 버핏의 투자철학처럼 펀더멘털이 우수하고 오랫동안 보유할 수 있는 가치를 보유한 기업들을 선호한다”면서 “삼성전자, 현대차, 대구은행, 부산은행, 빙그레 등이 주요 편입 종목들”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의 경우 각각 지분 9.72%, 8.35%를 보유하고 있어 금융감독원에 대량보유자로 신고를 한 상태다. 에버딘은 지난 2003년부터 이들 은행에 투자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꾸준히 지분을 늘려오고 있다. 그는 “지난해 50%라는 매우 인상적인 상승률을 보였던 한국 증시는 올해도 이 정도까지 수익을 내기는 어렵겠지만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에버딘은 적립식펀드의 활성화와 퇴직연금제 도입 등으로 급속히 팽창하고 있는 한국 자산운용시장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을 단순히 투자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영업활동의 장(場)으로도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영 회장은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에 ‘역외투자자문업(Cross Boarder Discretionary Investment Management’ 등록을 마치고 국내 자산운용사 및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자금유치 활동에 본격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몇몇 국내 대표 운용사들은 ‘펀드오브펀드’의 형태로 에버딘의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그는 “역외투자자문업 등록부터 한 계단씩 밟아가면서 궁극적으로는 한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개인 투자자들도 직접 에버딘의 펀드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한국내 사업확대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