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정보의 양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이용자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구별하지 못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특히 주부들이 주로 찾는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을 중심으로 검증되지 않은 잘못된 '생활정보'가 유통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피해사례=주부들은 PC통신 주부동호회나 육아 관련 홈페이지, 생활정보를 제공하는 웹진 등을 즐겨 찾고 있다.
이 곳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돈을 들이지 않고도 생활주변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정보이다. 주로 육아상식, 건강상식, 민간요법, 다이어트비법 등 주부들에게 듣기에 귀가 솔깃한 내용들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정보는 주로 같은 사이트를 이용하는 동호회원 들이 경험담이라며 게시판에 올려 놓은 글들로 확인되지 않은 잘못된 정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출산 후 몸무게가 15kg이상 불어난 주부 이모(29ㆍ서울 상계동)씨는 산후 조리를 잘못해 손발이 붓고 몸이 쉽게 피로한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
이씨는 한 PC통신 동호회에서 산후조리에 좋다는 민간요법에 대한 글을 읽고 그대로 따라 하다가 부작용으로 고생을 하고 있는 것.
대학생 김모(22)양도 인터넷에서 '다이어트에 좋은 효능 좋은 약품'이라는 광고를 보고 이 제품을 구입, 복용했다가 살이 빠지기는커녕 며칠간 복통으로 고생만 했다.
주부 정모(31ㆍ서울 화곡동)씨는 최근 피부염 때문에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받고 있다.
평소에 깨끗한 피부를 원했던 정씨는 인터넷의 한 동호회 게시판에서 '가정식 피부마사지법' 이라는 글을 읽고 설명대로 각종 곡물 등을 배합, 얼굴에 발랐다가 오히려 얼굴에 붉은 반점이 생기는 낭패를 당했다.
이처럼 인터넷에 올라오는 잘못된 정보의 대부분은 건강과 관련된 것이 많아 확인해 보지 않고 그대로 사용할 경우 상당히 위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서는 얼마 전 건강보조식품을 약품이라고 허위광고 후 인터넷을 통해 판매해 온 업체에 시정요구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불법 정보팀의 이문혁팀장은 "주로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는 잘못된 정보는 허위광고, 잘못된 생활정보, 명예훼손 관련 내용 등이 많다" 며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정보를 전부 공인된 정보로 맹신하지 말고 주의해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인터넷으로 유포되는 엉터리 정보를 믿고 주식투자를 하거나 물품을 구입했다가 손해를 보는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유행하는 각종 증권정보 제공사이트에는 전무가들의 공인된 정보 외에도 게시판을 통해 유통되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많다.
초보자가 볼 때는 그럴 듯해 보이지만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허위 정보를 따라 투자했다가 본전도 못 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왜 잘 믿는가=전문가들은 인터넷의 정보는 검증되지 않은 잘못된 정보일수록 더 그럴 듯하게 포장, 유통되어 이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정보를 쉽게 믿어버리는 것은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에 대해 가지는 맹목적인 믿음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와 관련,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관계자는 "게시판에 올라오는 잘못 된 정보는 삭제해도 수시로 올라오기 때문에 관리에 어려운 점이 많다" 며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이나 이를 활용하는 사람 모두 정확한 정보 판별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