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11년 이래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공공 물가를 현 수준에서 묶는 특별 조치를 내렸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6개 부처 공동 명의로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중국 정부의 한 관리는 "정부의 허가 없이는 그 어떤 가격 인상도 엄격히 금지된다"며 "원칙적으로 올해 안에 가격을 인상하는 새로운 정책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따라 기름값, 전기세, 수도세, 주차료, 공원 입장료에 이르기까지 중국 정부 통제 하에 있는 모든 공공 물가가 동결된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고육책은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기 대비 6.5% 상승, 11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각하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모건스탠리의 칭 왕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심화됨에 따라 정부가 강경한 입장을 취하기로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올해 경기 긴축을 위해 금리를 5번이나 인상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문제는 다음달 15일 열리는 제17차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도 중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중국의 인플레이션 문제는 이제 중국 내부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중국의 주요 수입국인 미국과 유럽의 상품 수입가격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는 국제적인 이슈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정부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가격 통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BNP 파리바의 천 싱둥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모든 물가를 통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