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국채=안전자산 지존' 재확인… 그로스도 "매입 늘릴것"

■ 상승랠리 배경·전망은<br>10년물 수익률 0.23%하락 2008년 후 최저<br>모기지사 신용 강등도 국채 수요 확대에 한몫<br>"美 문제있지만 유럽보다 안전" 강세 지속될듯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미 국채가 글로벌 폭락장세에서 오히려 빛을 발하고 있다. 미 국채는 주식을 투매한 투자자들의 매입 열기에 힘입어 랠리를 펼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 국채 수익률은 벤치마크인 10년물이 지난주 말에 비해 0.23%나 떨어진 2.31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또 2년물 수익률은 0.262%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채권 수익률이 하락했다는 것은 국채 가격이 상승했다는 의미다. 미국의 국채 신용등급이 내렸는데도 국채 가격이 오른 것은 역설이다. 더구나 국채 가격 상승폭(수익률 하락폭)은 시장의 예상을 훨씬 초과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미 국채=안전자산의 지존'이라는 신화를 재확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빌 그로스는 앞으로도 미 국채 매입을 늘리겠다고 선언해 눈길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그로스는 웹사이트를 통해 6월 말 8%였던 미국채 비중을 지난달 10%로 늘렸다고 공개했다. 대신 현금과 단기채권에 대한 투자비중은 종전 29%에서 15%로 대폭 줄였다. 그로스는 투자자들이 미 국채로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한발 빨리 움직인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를 대체할 뚜렷한 안전자산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JP모간에셋매니지먼트의 스티브 리어는 "(이날) 주식을 투매하고 국채로 몰리는 시장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면서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유로존의 채무문제가 시장의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를 더욱 확산시킨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S&P가 패니매와 프레디맥 등 국책 모기지사의 신용등급을 깎은 것도 이날 국채로 수요가 몰린 한 이유로 꼽힌다. 모기지 채권의 위험도가 높아지자 투자자들이 돈을 빼 국채로 옮겨놓고 있다는 것이다. 9일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국채 매입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3차 양적 완화 등의 부양책이 거론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미 국채의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로이터는 미 국채가 랠리를 보이고 있지만 10년물과 30년물의 수익률 차이(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는 데 주목했다. 10년 만기와 30년 만기 미 국채 스프레드는 지난주 말의 128ㄹbp에서 이날 132bp로 확대됐다. 이는 오히려 미국 재정에 대한 장기적인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워싱턴이 경기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더 이상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미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해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아무리 문제가 많더라도 스페인ㆍ이탈리아 등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안고 있는 유럽에 비해 안전하다는 점에서 당분간 국채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레오나드 라다로 로드아일랜드대 교수는 "미국이 아름답지 않을 수 있지만 대안으로 꼽히는 다른 나라에 비해 덜 추하다"며 국채에 투자가 몰리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러한 요소들을 감안할 때 지난주 이후 뉴욕 주가가 스텐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 기준으로 14% 이상 빠지면서 주식이 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싸졌음에도 불구하고 국채 랠리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월가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시장에서는 미 국채 수익률이 추가로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2008년 말의 2.03~2.04%와 엇비슷한 수준까지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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