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여성 대통령이 나오면 더 살기 좋아질까

■왜 여성 대통령인가<br>크리스틴 오크렌트 지음, 호미하우스 펴냄


마가렛 대처는 여성의 몸으로 어떻게 일국의 총리가 되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남자가 되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늘 찌푸린 얼굴과 촌스러운 옷차림 때문에 언론의 비웃음을 받았고 자녀가 없다는 이유로 저출산의 책임자라는 비난까지 받았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철의 여인'이라 불리는 마가렛 대처 영국 수상에게 "저 식모 아줌마가 대체 뭘 더 바라는 건가?"라며 비하하기도 했다. 하지만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이고 대처는 11년 이상 영국 총리를 지냈다. '여성'이라는 이름이 끊임없이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지만 여성지도자들은 묵묵히 영향력을 키우면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왜, 여성 대통령인가'는 '여자가 대권을 잡으면 과연 세상이 나아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세계 각국의 여성 지도자를 분석한 책이다. 프랑스24 방송의 CEO이자 언론인인 크리스틴 오크렌트는 여성 지도자들을 분석해 정치의 속성을 파헤친다. 책은 그가 직접 만난 여성 지도자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그들이 지도자가 되기까지의 삶을 보여주고 여성 지도자들의 등장에 대한 의미를 분석한다. 그는 권력을 쥔 여성은 대부분 맡은 바 역할에 맞는 접근법을 사용했지만 그 역할이란 성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또 그는 여성 지도자들이 늘 다른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길을 터주려 노력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자기가 여자라고 해서 다른 여성을 적극 육성하거나 요직을 할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저자가 말하는 여성과 남성의 차이점은 권력을 묘사하고 표현하는 방법과 형태다. 또 여성 지도자들은 포용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필요할 땐 '자기 사람'에게도 냉정하다는 것. 이는 자신을 키워준 정치 스승인 헬무트 콜이 비리에 연루되자 가차없이 잘라냈던 메르켈 총리의 일화에서 잘 드러난다. 책을 읽다 보면 여성 지도자의 특성을 분석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 이상 사람들은 여성과 남성을 구별하거나 성별에 따른 능력 차이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 지도자의 등장에 대한 메르켈 총리의 견해에 정답이 있다. "사람들은 지도자가 여성인지 남성인지 신경쓰지 않아요. 최대의 관심사는 그들의 입장에서 달라지는 것이 무엇이냐 하는 것입니다. 행동하고 노력하는 것, 그 외에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 1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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