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국 학교 비정규직 총파업 예고 '급식 대란' 우려

전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과 차별 철폐를 주장하며 오는 20일 총파업을 예고, 일선 학교에서 ‘급식 대란’이 우려된다.

19일 전국학교 비정규직 연대회의와 시·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조는 지역별로 방학 중 생계대책 수립과 장기근속수당 상한 철폐 등을 주장하며 20일부터 총파업 투쟁에 들어간다고 선포했다.


전국학교 비정규직노조와 전국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조 등 3개 노조 소속 조합원 6만여명 가운데 2만여명이 이번 파업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60∼70%가 유치원과 초·중·고교 급식 조리를 하고 있어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학교현장의 급식 대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남에서는 비정규직 1만 3,000여명 중 자원봉사직종과 교원 대체직종을 제외하면 학교현장 근로 인력의 절반 이상이 영양사, 조리사, 조리원 등 급식 조리 종사원이다.

4,800여명의 급식 조리 종사원이 파업에 동참하면 급식 중단은 불가피하다.

부산에서도 2,300여명의 조합원 중 400여개 학교에서 1,000여명이 참가하면 초·중·고등학교 200곳에서 급식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울산에서도 조합원 1,500여명중 절반가량이 파업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사정은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하다.

서울에선 2,000여명이, 대구와 경북에서는 1,300여명이 파업에 참가한다.

인천에서는 60개 학교 급식을 담당하는 500여명이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교육청은 480개 초·중·고와 특수학교 가운데 파업 첫날 44곳에서 급식 차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제주에서는 노조원 1,000여명 가운데 절반 수준인 500여명이 파업에 참가하고 이 중 70%는 급식 종사자여서 일선 학교 곳곳에서 급식 차질이 예상된다.


시·도교육청은 급식 대란이 우려되자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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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을 하지 않도록 비정규직 노조와 최대한 교섭을 한다는 방침이지만, 노조의 요구 사항을 모두 수용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교섭 핵심 쟁점인 방학 중 생계비 지급과 장기근속수당 상한 철폐, 급식비 지급 등을 수용하려면 교육청별로 수백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시·도교육청은 어린이집 누리과정과 무상급식 보조금 등 정부나 광역단체로부터 지원받아야 할 예산마저 끊길 위기상황에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시·도교육청은 교섭 타결이 여의치 않을 경우 비정규직 노조의 파업에 대비하고 있다.

충북교육청은 급식 차질이 예상되는 41개교는 점심때 빵이나 우유 등 간편한 음식을 줄 예정이고 일부 학교는 도시락을 가져오거나 단축수업을 하도록 할 방침이다.

울산과 경남교육청은 각급 학교에 ‘급식에 교사나 행정실 직원 투입, 필요하면 각 가정에서 도시락을 싸올 수 있도록 학부모 협조 요청’ 등의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부산교육청은 학교현장의 혼란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학생들이 도시락을 싸오거나 빵과 우유로 대체하는 학교별 자체 계획을 수립하도록 지시하고 특수아동 지원이나 방과 후 돌봄 업무에 교직원 등 업무대체자를 지정하도록 했다.

경남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비정규직 노조가 예고한 대로 20일부터 이틀간 파업이 진행된다면 학교에서는 빵과 우유밖에 줄 수 없고, 그나마 한꺼번에 많은 물량을 사기 어려워 정상적인 급식이 어려울 것같다”며 “소규모 학교에서는 단축수업을 해 급식을 중단하는 등 대책 마련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반면 이 같은 급식 대란 우려와 달리 일부 시·도에선 비정규직 파업 여파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광주·대전교육청이 노조의 교섭에서 급식비 8만원을 지급하기로 함에 따라 이들 3개 지역 노조원들은 총파업 유보를 결정했다.

강원지역에서도 강원교육청이 급식비 8만원 지급안을 제시해 20일 파업 방침을 잠정 유보하기로 했다.

전북지역은 교육청과 교섭이 진전돼 파업 참여자가 많지 않아 급식 대란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 예고에 따른 급식 대란 우려가 현실화될지 시·도교육청과 학부모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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