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일 가까이 장기 파업사태를 겪어온 쌍용자동차의 파산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600여개 협력사로 구성된 쌍용차협동회채권단은 29일 경기도 송탄에서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쌍용차 파업사태가 이달 말까지 정상화되지 않으면 예정대로 오는 8월5일 법원에 조기파산을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채권단은 법원이 최대한 이른 시간 내에 파산결정을 내리고 매각 및 새 법인 설립절차를 밟아 ‘굿 쌍용’을 만들어줄 것을 요구하는 조건부 파산요구서를 법률대리인을 통해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최병훈 채권단 사무총장은 “쌍용차 회생을 통한 채권회수 계획을 포기하고 차라지 조기 파산을 신청하는 것이 그나마 협력사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협력업체들이 3,000억원에 달하는 회생채권을 포기하고 조기 파산결정을 내린 것은 장기 파업사태로 쌍용차 회생가치가 크게 떨어진데다 매출손실 및 인력이탈 등 경영난을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 사무총장은 “현재 쌍용차 소유의 땅ㆍ건물ㆍ설비 등이 있고 지금 남은 인원을 재고용해 굿 쌍용을 설립한다면 채권단은 보유 채권을 전액 출자 전환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협력업체를 포함해 쌍용차와 상거래 관계에 있는 회사들로 구성된 협동회는 현재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보다 많은 3,000억원의 채권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권단은 또 파산결정과 상관없이 평택공장 불법점거로 협력업체들이 당한 피해에 대해 8월5일 1차로 100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채권단에 따르면 현재까지 협력업체들의 직간접적인 피해규모는 모두 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채권단은 쌍용차사태가 이달 말까지 정상화될 경우 희망퇴직 및 정리해고된 2,400여명의 쌍용차 노동자 중 재고용을 원하는 근로자 전원의 협력업체 취업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쌍용차는 이날 파업사태 69일째를 맞아 1만3,556대의 생산차질과 2,924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