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 원자재 대란] 中진출 국내社 고통호소

중국에 진출한 국내 업체들은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주요 원자재를 한국으로부터 대부분 공급받았던 중국 진출 업체들이 본국의 원자재난으로 원자재 조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데다 부족한 원자재를 중국 현지에서 구매하는데도 역시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D사 관계자는 “원자재 수급 상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며 “지금 당장은 근근히 버틸 수 있지만 앞으로 한 달 뒤에는 생산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국으로부터의 원자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국업체들은 한국으로부터의 원자재 부족분을 중국내에서 구해보려 애쓰지만 상황은 쉽지 않다. 또 공급선을 확보했다고 해도 공급상들의 자국 이기주의로 인해 우리 업체들에게는 물량을 주지 않고 있다. 김기범 베이징투자기업협의회 고문은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중국 공급선들이 자국 업체부터 원자재를 우선 공급하려고 하기 때문에 한국계 업체들이 원자재를 확보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라며 “중국 진출업체의 원자재 확보 대책을 정부 차원에서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익성을 맞추는 것도 우리 업체들이 직면한 또 다른 고민이다. C사 관계자는 “한국에서 들여오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10% 이상 높아졌다”며 “채산성을 맞추기가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상황은 특히 중소 업체들에서 심각하다. 원자재 확보를 보다 쉽게 하고 값싼 인건비를 이용하기 위해 중국에 진출했지만 원자재가 폭등으로 공장을 돌려 이익은 커녕 자재구매 등 경상비용을 건지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울상이다. K사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원가 압박의 수준이지만 만약 원자재 가격이 더 오른다면 공장을 가동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악순환의 상태에 몰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에 진출한 상당수 우리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동향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원가 개선 노력과 함께 생산성 향상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뾰족한 대안은 되지 못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관련 기업의 한 관계자는 “대사관, 유사업종 관계자 등과 공동 대응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원가 줄이기에 나서고 있으나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 한 근본적인 치유책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원자재 문제는 주기적인 요인도 있기 때문에 이 위기가 빨리 없어지기만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고진갑특파원 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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