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과 취업난으로 올해 실업급여 신청자가 지난 98년 외환위기 때보다 더 늘어 사상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23일 노동부에 따르면 올들어 11월까지의 실업급여 신청자 수는 모두 42만6,625명으로 지난해 전체의 37만9,600명보다 5만명 가까이 늘어났다. 12월 신청자 수가 더해지면 올 실업급여 신청자 수는 역대 최고인 98년 전체 실업급여 신청자 수 43만8,465명을 웃돌 것이 확실시된다.
직장에서 퇴사한 지 1년 미만 되는 실업자는 지난해 말 58만9,000명에서 올 11월 말 61만4,000명으로 2만5,000명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실업급여 신청자 수는 4만7,000명이나 늘어났다. 이는 권고사직ㆍ정리해고ㆍ회사도산 등 비자발적인 사유로 퇴직한 이들이 늘어난 때문으로 추정된다.
올해 실직자들이 실업급여신청서에 제출한 퇴직사유를 보면 불황의 그늘을 깊음을 짐작할 수 있다. 권고사직이 27만5,160명으로 전체의 64.5%에 달했고 기간제 근로자의 계약기간 만료(5만943명), 도산과 폐업(3만5,045명), 정리해고(2만6,430명), 정년퇴직(1만1,169명), 질병 등 기타(2만7,878명)가 뒤를 이었다.
특히 권고사직의 경우 98년(21만9,959명) 규모를 넘어섰으며 비정규직의 계약만료로 인한 실직도 2002년 3만2,216명, 지난해 3만8,375명 등에 이어 3년째 가파르게 늘어났다.
또 100인 미만 사업장 종사자의 실업급여 지급액이 8,837억원으로 전체 지급액 1조3,184억원의 67.0%를 차지해 중소규모 사업장 근로자의 실직이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불황이 길어지면서 영세기업에서 실직자가 늘고 퇴직급여 제도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지면서 실업급여 수급자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