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환금성 마저 위협
투자심리 위축 상당수 종목 거래 끊겨… 처분못해 발만 동동
등록승인 기업들 '속앓이'
증권사 추천 종목 '단속' 돌입
코스닥 시장이 사상 최저점 수준을 향해 치달으면서 급기야 환금성(주식을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마저 위협받기 시작했다.
17일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장초부터 무더기 매도 주문이 몰리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마저 잇따라 하한가로 주저앉는 등 모두 184개 기업이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특히 주가 폭락으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자 상당수 종목들은 거래마저 뚝 끊기면서 주식을 팔고 싶어도 팔 수가 없는 환금성 위기 상황을 연출했다.
실제로 시가총액 1위 기업인 NHN마저 오후장 들어 하한가까지 하락하면서 매수 주문은 하나도 없이 매도주문만 수북이 쌓이는 등 수많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처분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이날 코스닥 시장 거래규모는 7,105억원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어차피 지금은 매도 타이밍을 놓친 만큼 기술적 반등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며 투매를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이 지난 상승장의 정점에서 주식을 사들였다가 이후 시장이 급락하면서 매도 시기를 놓쳤다”며 “팔더라도 투매 분위기가 팽배한 지금은 팔 때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볼 때 당분간 증시가 상승 추세로 돌아서기는 힘들지만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기술적 반등의 가능성은 높아지는 만큼 그 때까지 기다리며 자제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거래소에 비해 낙폭이 더 큰 데 대해 유가가 급등할 경우 거래소기업은 제품가에 반영할 수 있지만 코스닥 기업은 무방비로 당하게 되는 등 외부변수에 더 민감한 게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는 반대로 시장이 반등을 시작할 경우 반등의 폭도 거래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클 수 있다는 것으로 투매에 동참할 경우 손해를 더욱 키우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
입력시간 : 2004-05-17 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