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의 복제줄기세포 연구를 감독하던서울대 수의대 기관윤리심의위원회(IRB) 구성을 실제로는 황 교수팀이 맡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IRB 구성에 관여한 한 서울대 수의대 고위 관계자는 22일 연합뉴스에 "올해 1월수의대 IRB가 만들어질 당시 `위원 중 각계 인사 구성 비율' 등의 큰 가이드라인만 제시된 상태에서 나머지 위원 구성 등의 실무는 황 교수팀이 다 했다"고 밝혔다.
IRB는 인체 대상 연구의 윤리성을 심사해 기준에 적합하지 않을 경우 연구 자체를 중단시킬 수도 있는 막강한 권한의 기구다. 수의대 IRB는 지난달 황 교수팀의 난자 제공 파문을 공식 조사해 `윤리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이 관계자의 말이 사실이면 황 교수팀은 윤리문제와 관련해 자신들을 조사한 감독 기구를 직접 구성한 것이 된다. 이에 따라 수의대 IRB의 운영 및 조사 결과와 관련해 공정성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수의대 IRB가 만들어질 때만 해도 황 교수는 전 세계 생명공학계의 기립박수를 받던 위치였다"며 "그런 분위기 속에서 황 교수팀이 직접 IRB 구성을했다는 문제를 제대로 숙고하지 못하고 넘어간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수의대 IRB는 서울대 교수 4명과 외부인사 4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 중 외부 위원인 김제언 목사는 황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에 체세포를 제공한 환자의 아버지로 황 교수측과 친분이 있어 논란을 불러온 바 있다.
김 목사는 2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IRB 위원 선정 과정에서 추천 등의 황 교수 관여는 없었다"며 "수의대 학장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아 참여하게 됐으며 목사라는 신분 때문에 외부위원으로 위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영순 현 수의대 IRB 위원장은 그러나 "지난 3월 (자신이) IRB에 참여한 뒤 지금까지 김 목사의 아들이 황 교수의 연구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며 "김목사가 어떻게 IRB 위원으로 위촉이 된 것인 지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