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투신 증시수급 '안전판' 부상

연기금·투신 증시수급 '안전판' 부상 연기금, 6거래일 연속 "사자" 올들어 1兆5,500억 매수우위기타법인도 29거래일 순매수…연초이후 2兆6,000억 달해삼성전자·현대차·포스코등 업종대표주 중장기 관점서 주목 박현욱 기자 hwpark@sed.co.kr 연기금과 투신이 증시수급의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조정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장기투자성 자금인 연기금과 투신권으로 간주되는 기타법인의 매수세가 외국인의 매도공세에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연기금이 주식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뮤추얼펀드 중심의 기타법인도 저가매수세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국인 매매변화 기대는 아직 일러=12일 코스피지수는 4,000억원이 넘는 외국인 순매도와 14일 옵션만기 관련 프로그램 매물에도 불구하고 개인과 기관의 저가매수세에 힘입어 급락 하루 만에 반등했다. 외국인은 3일 연속 매도우위를 보이며 1조원이 넘는 매물을 쏟아내면서 최근 외국인 매수전환 기대감을 무색하게 했다. 아직 글로벌 경기침체 확산 우려감이 가시지 않아 외국인의 본격 매수가담은 경기침체 충격이 다소 완화되는 2ㆍ4분기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정현 부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화약세로 환차손을 회피하기 위해 외국인이 당분간 매도기조를 유지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기금ㆍ기타법인 하락방어 세력 급부상=연기금과 기타법인은 이 같은 외국인의 매도에 따른 불안한 증시를 다소나마 진정시키는 방어세력이다. 연기금은 연초 이후 1조5,531억원(11일 기준)의 매수우위를 보여 같은 기간 투신의 순매수(1조1,653억원)를 웃돌고 있다. 특히 지수가 1,600선으로 내려간 지난달 21일 이후 연기금은 1조3,500억원을 순매수해 지수하락 국면에서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기금은 이날도 500억원 넘게 사들이며 6일 연속 '사자'를 지속했다. 임태근 대우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의 대표격인 국민연금의 경우 올해 운용자금의 주식비중을 17%대로 확대할 경우 증시투자자금이 11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주가조정이 주식비중을 높일 수 있는 호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매수주체상 기관에 포함되지 않는 일반법인을 의미하는 기타법인도 매수세가 꾸준하다. 지난해 12월27일 이후 무려 29일 연속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으며 연초 이후 누적 순매수 규모는 2조6,000억원에 이른다. 기타법인의 특성상 자사주 매입과 소형 투자자문사 물량이 많지만 사실상 투신권의 매수물량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하루 순매수 규모가 1,000억원을 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어 법인으로 분류되는 뮤추얼펀드가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자사주 매입물량은 2,600억원에 불과해 기타법인의 순매수 규모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장기 관점 업종 대표 우량주 주목=연기금은 장기적 투자관점에서 값이 싸진 우량주를 사들이는 만큼 단기 수급보다는 펀더멘털 측면에서 연기금 매수종목에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 올 들어 연기금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한 상위종목들은 삼성전자ㆍ현대차ㆍ포스코ㆍ국민은행ㆍ신한지주ㆍ하나금융지주ㆍ동국제강 등 업종 대표 우량주들이다. 대우증권은 시가총액 상위 업종 가운데 올해 예상 주가이익비율(PER)이 15배 이하이면서 실적모멘텀을 갖춰 연기금이 향후 매수할 종목으로 한국전력ㆍSK텔레콤ㆍLGㆍ롯데쇼핑ㆍ현대산업ㆍ미래에셋증권ㆍ호남석유ㆍ한진해운ㆍ롯데제과 등을 꼽았다. 기타법인의 매수 상위종목들도 현대중공업ㆍ현대건설ㆍ신세계 등 업종 대표주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투신권 순매수 종목들과도 크게 다르지 않아 지수반등시 상승모멘텀을 염두에 둔 중장기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