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밀레니엄 시대에 전자 분야의 세계적인 맹주를 노리면서 빼든 칼은 「디지털 TV」다.디지털 TV는 바보상자로 알려진 TV를 정보상자로 이미지를 변신시키는 동시에 밀레니엄 가정에서 전자제품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제품이다.
삼성이 디지털 TV에 쏟아붇는 애정은 각별할 수 밖에 없다. 이 분야에서는 개발부터 상품화, 양산 및 수출 등 모든 분야에서 업계 최초 또는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디지털 TV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 80년대 말부터 투입한 비용만도 수천억원 수준이다.
지난 97년말 개발을 완료하고 발표한 시제품은 당시 가전분야 최대 전시회인 동계 CE 쇼에서 미국의 CBS 디지털 시험 방송을 성공적으로 수신하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그 뒤 미국이 디지털 방송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시기부터 수출을 시작한다는 전략 아래 지난 98년 10월 양산 체제에 돌입하면서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을 시작했다.
디지털 방송을 막 시작한 미국 방송국이나 전문업체에게 구세주나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디지털 TV 시장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추정되는 세계 TV 시장은 연간 1억3,000만대. 대부분 아날로그 TV다. 그러나 미국은 2006년부터, 우리나라와 일본은 2010년부터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하게 된다.
아날로그 TV 시장이 2010년까지는 디지털 TV와 공존하다가 2010년 이후에는 완전히 디지털 TV 시장으로 대체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노리고 있는 게 바로 이 것이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사업 자체가 늦었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기 어려웠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시장 선점을 통해 세계 1등 업체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차원에서 제품·가격·마케팅 전략 등 전방위 전략을 통해 올해 한 해만도 미국 시장에 1만5,000대 이상의 디지털 TV를 수출할 계획이다. 나아가 2010년엔 세계 시장 30% 이상을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홍준석 기자 JSH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