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있던 집이 회오리 바람에 날려가 미국 로드아일랜드 어느 집 앞에 불시착을 하면 어떻게 될까? 젊은 작가 서도호(44)의 황당한 상상이 설치작품으로 실현됐다. 그는 18세기 창덕궁 내 연경당을 본떠 만든 전통 한옥이 같은 시기 뉴잉글랜드 건축 양식으로 지은 건물과 충돌한 모습을 8분의 1 크기로 축소했다. 그리고 주변에는 작품의 모티브가 된 드로잉과 습작이 함께 선 보인다. 소격동 선컨템포러리에서는 선화랑이 선정하는 올해 선미술상 수상자로 서도호 씨를 선정하고 2일부터 초대전을 열었다. 서울과 뉴욕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작품의 이름을 '추락한 별(Fallen Star)' 시리즈 중 '운명의 바람(Wind of Destiny)'이라고 붙였다. 전시장에는 내년 9월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 '성찰 프로젝트(Speculation Project)'의 일부를 선 보인다. 작가의 사색과 고민을 동화 형태로 풀어낸 설치작업들과 드로잉들이 걸렸다. 지난 6월 로댕갤러리에서 열린 사춘기 전에 남자 교복 60여벌을 조합해 만든 설치작품이 떠오르는 '유니폼:내 39의 자화상'과 업보와 인연을 상징적으로 그린 드로잉 '카르마 저글러' 등 30여점이 선보인다. 작가는 "예전에는 완성된 작품에 큰 의미를 뒀지만 나이가 들수록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라며 "여행하면서 그린 예전 스케치북을 보면서 되새김질 하듯 다시 설치작품으로 만드는 과정이 새롭다"라고 말했다. 전시는 25일까지. (02)720-57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