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태국 셧다운 시위에 60일 비상사태 선포

반정부 시위대 즉각 반발… 정정불안 더욱 가중될 듯

태국 정부가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자 수도인 방콕과 인근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이 같은 조치에 즉각 반발하고 나서 태국의 정정불안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찰럼 유밤룽 태국 노동부 장관은 이날 내각회의 직후 "22일부터 60일 동안 수도 방콕과 인근 지역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치안 당국이 영장 없이 수색·체포·구금·집회금지와 같은 강화된 치안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언론 검열권한까지 갖게 된다. 정부 측은 "구체적인 치안유지 방안은 22일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비상사태 선포 이후에도 야당을 중심으로 한 반정부 시위대는 여전히 방콕 시내를 점거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시위대를 이끌고 있는 수텝 터억수반 전 총리는 이날 집회에서 "비상사태 선포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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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반정부 시위는 지난해 11월 정부가 잉락 친나왓 총리가 친오빠인 탁신 전 총리의 사면·복권을 추진하다 야권이 반발하면서 시작됐다. 현 정부의 퇴진을 주장하는 반정부 시위가 수개월째 이어지자 친나왓 총리는 지난달 의회를 해산하고 다음달 2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밝혔지만 반정부 시위대는 이를 거부하며 방콕 시내와 정부기능을 마비시키는 '방콕 셧다운' 시위를 벌이는 등 갈등이 고조돼왔다.

태국의 정정불안이 가중되면서 태국 경제도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태국의 국가 신용부도 위험도를 나타내는 CDS프리미엄도 지난해 11월 초 105.42%포인트에서 이달 20일 158.26%포인트로 1년 내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급랭하고 있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태국 중앙은행은 22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25%에서 2%로 인하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태국 중앙은행은 지난해 11월27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깜짝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걷잡을 수 없는 시위사태로 태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수출이 지난해 11월 기준 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추가로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태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 역시 불안에 떨고 있다. 도요타 태국법인의 다나다 교이치 사장은 20일 "정정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200억바트(약 6억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재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요타는 당초 매년 20만대씩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었지만 정치적 불안이 지속되면서 계획 변경을 고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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