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자녀와 함께 오페라 가요

자녀와 함께 오페라 가요 모차르트 '마술피리' 가족오페라로 탈바꿈 우리나라에서 오페라는 아직 대중의 외피를 얻지는 못했다. 그저 먼 곳의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예술지향적인 무대라는 인상이 더 두텁다. 무대배경과 성악아리아가 따로 노는 듯한 느낌. 이처럼 오페라는 일반인들과 아직 약간 거리를 둔 장르다. 정통 오페라무대보다는 차라리 오페라의 주요아리아만을 선곡한 클래식 무대를 일반인들이 더 선호해 온 게 사실이다. 예술의 전당이 이달 20일 무대에 올리는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는 어린이나 어른들 모두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가족 오페라' 를 지향하는 무대다. 오페라가 특정계층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다양한 극적요소를 도입, 역동적이고 재미있는 크로스 오버식 무대로 각색했다. '마술피리'는 이집트 왕자 타미노가 납치된 밤의 여왕의 딸 파미나를 찾아 떠나는 과정을 그린 오페라로 우여곡절끝에 악인임이 드러난 밤의 여왕이 지옥에 떨어지고 타미노와 파미나는 결혼식을 올린다는 줄거리. 이번 공연은 모차르트 음악에 훼손이 가지 않도록 아리아 대부분을 살리면서도 어린이들까지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서곡ㆍ합창 등을 삭제, 2시간 30분의 공연시간을 1시간 35분으로 줄였다. 딱딱한 독일어를 구어체 우리말 대사로 바꾸는 데만 3개월을 들였으며 다양한 연극적 요소를 도입했다. 우선 독일에서 오페라와 연극 연출을 전공, 두 장르에 대한 이해를 지닌 임경식에게 무대 연출을 맡겼다. 뿐만 아니라 국내 최초로 뮤지컬 배우를 오페라 무대에 주역으로 영입, 극적 효과를 높였다. 밤의 여왕역에 소프라노 최자영ㆍ이하영, 타미노역은 테너 양인준이 출연하지만 코믹하고 익살스런 연기와 노래를 해야하는 파파게노, 파파게나, 모노스타토스역에는 뮤지컬배우 남경읍 김성기 조승룡 이미라 등을 출연시켰다. 연습기간 내내 뮤지컬 배우들은 마이크를 사용치 않는 성악적 발성을 익히기 위해 진땀을 흘렸고 성악가들은 연기 공부에 여념이 없었다는 후문이다. 집중력이 약한 어린이들도 극에 몰두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볼거리를 추가한 점도 눈에 띈다. 나무, 시냇물 등을 나타내는 의상을 입은 배우들이 오브제로 등장, 움직이는 가운데 무대 배경을 만들어낸다. 파파게노가 앵무새를 들고 다닌다는 점, 유달리 원색이 많고 역동적인 무대가 연출된다는 점 모두가 이를 고려한 장치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입장권(1만원~2만원)과 어린이를 동반한 어른을 20% 할인해 주는 점도 가족오페라를 지향한다는 취지에 걸맞다. 주머니 사정 때문에 아이들만 공연에 들여보내고 공연장 로비에서 시간을 보내는 부모들이 많다는 점을 눈여겨 본 것. 이번 공연에 투자한 비용은 대략 2억5,000여만원 정도. 전석이 매진이더라도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게 극장측의 전언이다. 대신 '마술피리'를 정기적 레파토리로 정착시켜 오페라 대중화를 꾀할 것이라는 게 극장측의 계획이다. 이번 공연의 예술감독은 예술의전당 예술감독인 문호근, 음악감독은 부천필 상임지휘자 임헌정이 맡았으며 민정기가 지휘하는 부천시립청소년관현악단이 연주를 담당할 예정이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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