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방식·이용료싸고 줄다리기 팽팽/값싼 데이콤 전화료 공정경쟁 걸림돌/접속시간 단축위해 「신호방식」 개선을내년 8월로 예정된 시외전화 사전등록제 실시를 앞두고 당사자인 한국통신과 데이콤이 『서로 불리해진다』며 상반된 견해를 보이고 있어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외전화 사전등록제는 현재와 같이 소비자가 전화를 걸 때마다 한국통신과 데이콤의 전화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전화 가입시 미리 한 회사를 선정하는 제도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은 사전등록제가 시행되면 현재 7∼9% 요금이 싼 데이콤과 요금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정보통신부에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082」세자리를 추가로 누를 필요가 없어지는 동일한 조건에서 데이콤의 요금만 싼 것은 불공정 경쟁이라는 주장이다.
한국통신은 또 데이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장점인 현장근무자가 많다는 점도 이 제도가 시행되면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오히려 원가부담이 되는 등 전반적으로 제도시행이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대해 데이콤은 비록 추가로 세자리를 누르는 번거로움이 사라진다 해도 현재와 같이 호접속대기시간(PDD·Post Dialing Delay)이 한국통신에 비해 긴 상황이라면 사실상 불공정 경쟁상태라며 PDD축소를 위해 한국통신의 신호방식변경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설 방침이라고 맞서고 있다. 데이콤의 한 관계자는 『7∼9%의 요금격차는 소비자들에게 큰 유인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PDD 격차를 줄이는 문제가 먼저 해결되어야만 사전등록제 실시는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PDD란 다이얼을 돌린 후 통화접속까지의 시간을 말하는 것으로 현재 데이콤의 PDD시간은 10초이상으로 한국통신의 2∼3초에 비해 훨씬 길고 이는 소비자들의 불만 요인이 되고 있다.
문제는 데이콤의 PDD시간이 긴 것은 한국통신과의 신호처리방식이 다르기 때문인데 한국통신의 망을 접속료를 주고 사용하고 있는 데이콤으로서는 혼자힘으로는 PDD시간을 줄일 수 없다는데 있다.
비록 데이콤의 신호처리방식인 NO.7방식이 한국통신의 R2방식에 비해 ISDN 서비스 및 부가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고, 착신과금서비스의 발신자 확인등에서 앞서 있다 하더라도 한국통신이 수천억원이 소요되는 신호처리방식 변경을 선뜻 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통신은 시외전화부문은 연내에 NO.7방식을 변경하고 시내전화도 오는 2000년까지 단계적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으나 재원마련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굳이 막대한 돈을 들여가며 경쟁업체인 데이콤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주는 일에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관련 데이콤은 『소비자들로서는 PDD시간이 긴 것은 데이콤의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동일하게 하지 않고는 공정경쟁이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하고 『한국통신이 NO.7방식으로 신호처리방식을 바꾸도록 대정부 건의, 여론조성등 모든방법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백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