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룡이 ‘진다면 패착’이라고 지목한 흑41부터 다시 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수로는 참고도1의 흑1로 올라서는 것이 최선이었다. 백은 2로 모는 정도이며 흑은 3으로 요소를 젖히게 된다. 백10을 생략하면 흑이 A로 두어 부활하므로 필연의 수라고 보아야 한다. 결국 흑11까지 흑의 권리가 되며 이 진행이라면 흑이 반면으로 10집은 여유있게 이기는 바둑이었다. 그런데 절정 고수 최철한이 왜 실전보의 41로 둔 것일까. 그 내막을 분석해 보면…. 최철한은 참고도1의 백2와 4로 백이 실리를 챙기는 것을 용납하기가 싫었던 것이다. 그래서 실전보 흑41로 42의 응수를 유도한 것이었다. 그가 머릿속에 그렸던 것은 참고도2의 흑1 이하 흑3까지였다. 흑3에 백은 A로 응수할 수밖에 없다고 속단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백이 4에서 6으로 결사적인 저항을 하는 수가 보였다. 그래서 그는 궤도를 수정하여 실전보의 45로 단수를 친 것이다. 이것이 그의 행마가 꼬인 사연이다. 실전보의 백48이 놓여서는 중원의 흑진이 이미 많이 삭감된 모습이다. 뭔가 흐름이 심상치 않다고 느낀 최철한은 흑57로 끊어 백대마를 다 잡겠다고 나섰다. 흑71이 놓인 시점에서 대형묘수풀이가 등장했다. 백대마가 살 수 있을까.(49, 63…41. 58…41의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