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스캔e-사람] 정영삼 YBM시사닷컴 사장

닷컴기업 CEO의 정년은 몇살일까. 이미 식상해졌을 만한 질문이지만 YBM시사닷컴 정영삼(53) 사장을 대하면 또다시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정보통신 분야도 아닌 출판업계에 줄곧 종사해 온 그의 이력을 들여다보면 최근 YBM시사닷컴의 도약이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는 시사영어사 뉴욕지사장과 시사영어사 사장, 현대창투 사장을 거쳐 지난 2000년부터 YBM시사닷컴 사장을 맡고 있다. 사무실 출입문 바로 옆에 위치한 그의 집무실 문은 항상 활짝 열려있다. 책상에는 멋들어지게 새겨진 대표이사 명패 하나 없다. 그가 자리를 비울 때면 직원들은 거리낌없이 사장실에 들어가 회의를 한다. 도중에 돌아온 정 사장은 어슬렁어슬렁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다 회의가 끝나면 슬쩍 들어간다. “머리 벗겨진 사람이 닷컴한다고 고생이 많다”며 너털웃음을 짓는 그의 가장 큰 무기는 그가 `젊은 친구들`이라고 부르는 YBM시사닷컴의 싱싱한 두뇌들이다. 이들 젊은 부대를 이끌고 진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끊임없는 모험심, 그리고 귀기울여 의견을 경청하는 덕장의 지혜 정도다. 한때 `무늬만 벤처`라는 말이 유행했지만 무늬로만 보면 절대 벤처 CEO가 될 수 없을 것 같은 정 사장이야말로 진짜 벤처를 이끌고 있는 셈이다. “하루는 젊은 친구들이 우리의 강점을 살릴 수 있다면서 게임 퍼블리싱(배급)을 한번 해보자고 하더군요. 옳다 싶어 무작정 일본으로 건너갔지요.” 그리고는 보란듯이 플레이스테이션(PS)2용 게임인 `아머드코어3`와 `길티기어 젝스 프러스`의 판권을 따왔다. 게임의 `게`자도 몰랐다던 그가 일본 유수의 게임개발사로 `쳐들어가` 배짱을 부렸던 근거는 20여년간 외국어 교육이라는 한우물을 팠다는 것,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제품을 완벽히 현지화해 온 경험이 있다는 것 뿐이었다. 이들 게임은 대성공을 거뒀다. 일본에서도 마니아들이 주로 선호하던 아머드코어3는 지금까지 국내에 발매된 100여종의 PS2 게임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완벽한 한글화와 함께 웬만한 소설책보다 두꺼운 게임 공략집까지 제작한 장인정신 덕택이었다. “주력사업은 외국어교육이죠. 하지만 몇 년 뒤에는 `YBM시사닷컴이 게임도 제대로 하네`라는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정 사장은 올해 교육 컨텐츠를 휴대폰, PDA 등으로 모바일화하는 데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 미국 카툰네트워크와 캐릭터 사용에 관한 계약을 맺기도 했다. 게임 분야에서도 현지화, 퍼블리싱을 넘어 개발 단계에까지 진입해 볼 작정이다. YBM시사닷컴이 보유한 컨텐츠에 게임의 옷을 입힌 `교육게임`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닷컴이 딱 내 적성”이라는 정 사장이 물 만난 고기처럼 닷컴 업계에 성공신화를 만들어 낼 지 지켜볼 일이다. YBM시사닷컴은 YBM시사닷컴(www.ybmsisa.com)의 활동 영역은 `랭귀지 기반 IT 비즈니스`다. 모회사인 YBM시사의 40년도 넘은 풍부한 어학교육 노하우와 컨텐츠를 바탕으로 인터넷을 통한 쌍방향 어학학습을 추구한다. 소프트웨어(SW)나 게임 등 각종 IT 자원을 로컬화 혹은 글로벌화 하는 것도 주요 사업. MS의 `윈도XP` 등 주요SW와 `주 타이쿤` 등의 게임, 안철수연구소와 나모인터랙티브의 SW를 `현지화`한 것도 YBM시사닷컴이었다. <김문섭기자 cloone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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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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