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는 13일(현지시간) 금과 백금에 부과되는 수입관세를 현행 8%에서 10%로, 은에 대한 수입관세를 6%에서 10%로 각각 인상한다고 밝혔다. 귀금속 관세율 인상은 올해 들어 세번째다.
인도 정부가 수입관세를 올린 것은 전세계 최고 수준인 금 수입량을 줄여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4.8% 수준까지 늘어난 경상수지 적자폭을 감소시키려는 게 목적이다. 인도는 세계 1위의 금 수요국이지만 거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경상수지 적자를 부채질해왔다. 세계금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금 수요의 20%가 인도에서 발생했으며 지난달 수입금액만도 29억달러에 달한다. 팔라니아팜 치담바람 인도 재무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올 회계연도의 경상수지 적자를 GDP 대비 3.7%인 700억달러까지 줄일 것"이라며 "금 수입량도 연간 850톤까지 축소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최근 극심한 외화유출에 따른 루피화 가치 하락을 막아보려는 의도도 있다. 루피화 환율은 지난 6월 사상 처음으로 달러당 60루피를 돌파한 후 이달 6일에는 역대 최저인 달러당 61.80루피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인도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이 동시에 실시되지 않고서는 루피화 환율방어책은 모두 임시방편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인도에서는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는 루피화 가치 때문에 실물인 금에 대한 수요가 줄지 않는데 금 수입관세를 올려 수입을 규제할 경우 오히려 밀수만 판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소날 브레마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경제위기에 대해 대증요법식으로 접근해서는 투자자들의 관심만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도의 관세인상 소식에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금값은 전날보다 1%나 하락한 온스당 1,320.50달러를 기록했으며 다음날인 14일에도 장중 1,319.10달러까지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