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민주, 호남 중진 결단 촉구 ‘배수진’

용퇴·수도권 차출 `공천 후폭풍` 예고한나라·우리당 兩强구도 깨기 맞불 민주당 조순형 대표의 19일 대구 출마 선언은 `조순형판 총선 올인`이라고 할 만하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양당 대결 구도 흐름을 막고, 지지율의 반전을 꾀하기 위해 `설 민심`을 겨냥해 던진 공세적 총선 승리 전략이라는 얘기다. 이날 선언이 호남 중진들에 대한 결단 촉구와 함께 나왔다는 점도 눈 여겨 봐야 한다. 앞으로 민주당이 전면적인 호남 색채 탈색을 통해 수도권 뿐만 아니라 영남권까지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조 대표가 20일 대구에서 다시 출마선언을 하고 당 상임중앙위원회의를 갖는 등 곧바로 사실상의 선거운동에 돌입한 것도 이번 선언이 단순한 `립서비스`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알게 한다. 조 대표의 `선수 치기`가 한나라당이나 우리당 지도부의 거취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와 영남지역의 다선 중진들, 우리당 정동영 의장 등의 지역구 이전 도미노로 이어지느냐가 관심사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텃밭 중진 의원들의 지역구 연쇄 이동 여부는 4ㆍ15 총선에서 지역주의 구도가 흐트러지느냐와 직결되는 문제다. 조 대표가 이날 "누구도 깨지 못한 지역주의의 두터운 벽을 깨겠다"고 기세를 올린 것은 민주당 내부 및 다른 당 텃밭 중진 의원들까지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주시할 대목은 당 내부에서 `공천혁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다. 조 대표의 폭탄 선언은 당장 호남 중진들의 자발적 용퇴를 압박하는 수단이 될 게 틀림없다. 조 대표는 "호남 중진 의원들이 수도권에 진출하거나 정치 신인들이 원하는 여론조사 경선을 수용해야 한다"고 직설적으로 촉구했다. 소장파의 호남물갈이론, 호남 중진 서울 배치론을 몸으로 뒷받침해 준 것이다. 추미애 상임중앙위원은 "고뇌에 찬 결단에 피가 거꾸로 솟아오른다. 과연 조 대표를 대구에 보내야 하느냐"고 흐느끼면서 조 대표의 결단을 높이 평가했다. 당장 한화갑 박상천 전 대표와 김옥두 의원 등 호남의 보스급 의원들과 동교동계 의원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이 가운데 일부 중진은 이미 수도권으로 옮길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균환 전 총무와 김태식 국회부의장, 김상현 의원 등은 "지역구를 옮길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속은 편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영남 의원들은 "고육지책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지만, 일부에선 "훌륭한 구당(救黨)적 결정"이라는 호의적 반응도 나왔다. 한나라당 안택수(대구 북을) 의원은 "조 대표가 대구에 오더라도 별 다른 영향이 없다"면서 "민주당이 쫓기고 있는 상황을 대표가 나서서 홍보하는 것 밖에 안 된다"고 혹평했다. 반면 홍준표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도부가 먼저 살신성인하는 모습을 한나라당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칭찬했다. 우리당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정동영 의장은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수범으로 평가한다"면서 "그러나 민주당이 정치개혁에 동참할 수 있도록 대표로서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진동 기자 jaydlee@hk.co.kr>

관련기사



이진동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