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보험상품이 진화한다] 라이프 스타일에 꼭맞게 바뀌었네

종신보험… 변액연금… 장기보험…<br>평균수명 늘면서 종신·정기보험 보험료 내려<br>'노후대비+고수익' 변액연금보험 판매 꾸준<br>손보사는 손배·의료비 보장 장기보험 주력

보험 가입을 고려중인 최모(32세)씨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 할지 딱히 결정 내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초 최씨는 요즘 가장 인기가 좋다는 변액연금보험에 가입할 생각이었다. 재테크를 겸해 일찌감치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판단이었던 것. 그러나 이달 들어 갑자기 혼란스러워 졌다. 최씨는 아직 종신보험과 같은 보장성보험 계약이 없는데, 최근 이런 상품의 보험료가 크게 떨어졌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사망보험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권유가 많았던 차에 보험료도 대폭 할인 됐으니 기회가 아닐까 싶은 마음도 생겼다. 최씨는 보장성보험에 먼저 가입한 후 연금보험은 몇 년 후에 들어도 늦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보다 구체적인 조언을 얻기 위해 조만간 생보사의 설계사를 만난 볼 계획이다. 이달초부터 일부 생명보험사의 보장성보험 특히 종신보험이나 정기보험 같은 사망보험의 보험료가 최고 20% 안팎까지 인하됐다. 보험료가 떨어진 이유는 보험료 산출에 적용되는 ‘경험생명표’라는 것이 교체됐기 때문이다. 이 경험생명표상의 평균 수명이 남성의 경우 3.6세 늘어나 76.4세가 됐고, 여성 평균 수명은 2.7세 늘어 84.4세가 됐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은 사망보험 가입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보험료도 다소 인하된다. 이와 함께 고객이 내는 보험료에 적용하는 확정금리인 예정이율이 대형 생보사를 중심으로 인상된 것도 보험료 인하의 주 요인이 됐다. 특히 금리 인상을 파격적으로 한 곳은 삼성생명. 삼성생명은 종전 3%였던 종신ㆍ정기보험의 예정이율을 이달 3.75%로 0.75%포인트나 인상해 보험료를 크게 낮췄다. 이에 따라 대한ㆍ교보생명 등도 예정이율을 3.25%에서 3.75% 인상, 보험료 인하 대열에 동참했다. 삼성생명의 ‘삼성유니버설종신보험’을 예로 들면, 35세 남성이 보험금 1억원에 20년 납부 조건으로 가입할 때 보험료는 월 24만1,000원에서 19만3,000원으로 4만8,000원이나 내렸다. 물론 보험료가 오른 입원ㆍ의료비 특약 등을 추가하면 실제 인하폭은 줄어들지만 계약자들은 보험료 부담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보험료 인하로 종신보험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연금보험 판매 열기도 여전히 뜨겁다. 지난해 4월부터 올 1월까지 변액연금보험으로 생보사들이 거둬들인 초회보험료(가입 후 첫 보험료)는 2조1,61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3,407억원에 비해 534%나 증가했다. 고령화는 물론 국민연금 부실화 가능성 등이 사회 문제화 되면서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중ㆍ장년층들의 열기 뜨겁기 때문이다. 특히 계속되는 증시 호황이 겹치면서 일반 연금보험에 비해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변액연금이 폭발적인 판매실적을 올린 것이다. 특히 보험업계는 최근 10대 자녀를 둔 부모나, 20대 사회 초년생들까지 노후 대비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연금보험은 매년 10% 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빌 라일 PCA생명 사장은 “한국은 고령화와 조기퇴직, 핵가족화가 사회 이슈화 됐지만 노후대비에 대한 정보 공급이나 준비는 아직 미흡하다”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은퇴 시장 공략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생보사들이 사망보험이나 연금보험 시장 확대에 매진하고 있는 사이에 손보사들은 ‘생활 위험에 대비한 보험’ 판매에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상해나 질병 치료에 필요한 의료비 지원, 이밖에 주택화재나 배상책임 등에 따른 손해배상을 책임지는 장기보험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것. 이런 상황에서 삼성화재는 ‘장기보험은 생활보험입니다’라는 슬로건까지 도입하며 손보사 상품 알리기에 나섰다. 장기보험에서 ‘장기’는 ‘보장기간이 길다’는 의미가 워낙 강해 재산손해ㆍ배상책임ㆍ의료비 등 일상생활과 관련한 모든 위험을 보장받을 수 있는 장기보험 장점을 충분히 알리는 데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이다. 김규형 삼성화재 홍보부장은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의 업종간 영역 붕괴, 홈쇼핑과 방카슈랑스 확대, 보험상품의 통합화 등으로 보험산업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장기보험의 브랜드 주도권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면서 “이번 새 슬로건 도입으로 일선 영업현장에서 보험 판매조직들의 장기보험상품 컨설팅 경쟁력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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