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A씨는 상장예정인 X정보통신 주식 2,000주를 B씨로부터 매수하고, X정보통신 주식 신규상장일 오전 8시 40분께 B씨의 계좌에서 A씨의 계좌로 주식대체(입고)를 신청했다. 그러나 A씨가 거래하던 증권사 HTS에 장애가 발생해 오전 11시가 되어서야 X정보통신 주식이 계좌로 입고됐다. A씨는 9시 40분께 X정보통신 주가가 1만1,300원으로 오르자 매도가격을 밝히지 않은 채 '전량 매도 하겠다'는 의사를 증권사에 밝혔다. 개장때 1만원이었던 X정보통신의 주가는 10시께 상한가인 1만1,500원으로 치솟았고 9 ~11시 거래량 가중평균가격도 1만1,000원에 달했다. 11시께 가격은 1만500원이었다. 결국 A씨는 며칠 뒤 9,000원에 X정보통신 주식을 전량매도했다. A씨는 증권사로부터 손해 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
A. 증권사 HTS에 전산장애가 발생했다는 기사를 종종 보게 된다. 전산장애가 발생하면 A씨와 같은 투자자는 전산장애가 있었던 시간 중 최고가인 1만1,500원을 기준으로 손해를 배상받으려고 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A씨는 전산장애가 일어나지 않았을 경우 존재했을 재산상태에서 전산장애가 제거된 시점의 재산상태를 공제한 금액만큼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전산장애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가정할 때 존재했을 주가는 어떻게 산정할까.
법원은 주가는 수시로 변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 데다 투자자가 최고가에 주식을 팔아서 최대의 이익을 얻는 경우도 드물다고 봤다. 위의 경우 최고가인 10시 가격(1만1,500원)을 기준으로 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또 A씨가 9시 40분에 매도의사는 밝혔지만 매도가격을 알리지 않은 터라 9시 40분의 주가도 기준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장 시작 후 A가 주식을 매도할 수 있게 된 11시까지의 가중평균가격(1만1,000원)을 기준으로 전산장애가 없었으면 존재했을 금액이 산정됐다. 가중평균가격이란 전산장애 시간 중에 실제 체결된 거래들의 주가와 거래량을 고려해서 평균가격을 산정한 것을 말한다.
A는 전산장애가 복구된 시점에는 주식을 매도할 수 있었으므로, 11시 이후 실제 매매까지의 주가하락분에 대한 손해는 배상받을 수 없다. 따라서 A는 100만원[주식 수 2,000×(가중평균가격 1만1,000원-전산장애 제거 당시 가격 1만0,500원)]의 손해배상판결을 받았다.
만약 A씨가 9시 40분께 증권사에 전화로 X정보통신 2,000주를 1만1,300원에 매도한다는 의사를 밝혔다면 법원은 당연히 9시 40분 가격인 1만1,300원을 기준으로 손해금액을 산정했을 것이다. 전산장애가 발생한 경우 적절한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전화나 팩스 등으로 매매가격과 수량 등 매매의사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김진필 법무법인 대상 변호사·한림대 겸임교수 kimbyun9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