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흔들리는 EU "주권·리더십 다져라"

■ 유럽의 미래를 말하다

앤서니 기든스 지음, 책과함께 펴냄


]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아주 오랫동안 간직해 온 꿩 먹고 알 먹겠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무슨 얘기냐 하면, 각 나라 지도자들은 제멋대로 독립된 배우같이 행동하면서 동시에 EU의 이점을 누리고 싶어한다. 이런 태도를 버리려면 생각을 바꾸어야 하고, 그것도 지금 당장 바꾸어야 한다."


'제3의 길'로 유명한 세계적 석학 앤서니 기든스는 대표적인 EU 지지자다. 개별 국가의 기회를 증진하고 위험을 억제하기 위해 세계가 협력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게 그의 확고한 생각이다. 그런 기든스가 EU의 위기를 알리고 나섰다. '소란스럽고 강력한 대륙'(Turbulent and Mighty Continent)이란 원제의 이 책은 유럽 전역에서 벌어지는 분쟁과 회원국의 이기주의 속에 '소란스럽지만 강력했던 대륙'이 그저 '소란스럽기만 한 무대'가 되어버릴 수도 있음을 우려하며 현 위기의 원인과 강력한 유럽을 위한 해법을 제시한다.

관련기사



기든스는 EU의 가장 큰 문제를 리더십 부재로 보고 있다. 그는 EU의 행정을 두 개 조직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하나는 평상시 업무 집행 역할을 하는, 이사회·집행위원회·유럽의회로 구성된 'EU1'이고, 또 다른 하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막강한 실권으로 사실상 EU를 운영하는 'EU2'다.

문제는 이들 실권자가 겉으론 EU를 지지한다지만 실제론 자국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한다는 것. 민주적이지 못한 조직을 내세우면서 시민들에게 공통의 시민정신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기든스의 지적이다. 실제로 "EU 깃발은 유럽 많은 사람에게 존경심을 불러일으키지만 어떤 강력한 정서나 애착을 불어 일으키지는 못한다"는 저자의 표현처럼 EU는 민족국가들이 갖는 일체감의 장치들을 창조하려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장치가 만들어 내는 정서적 공명은 크지 않다.

기든스는 EU1과 EU2의 긴밀한 통합과 함께 '플러스 주권'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소개하며 연방제 구조 위에서 강력한 EU의 주권이 형성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이밖에 유로화 안정 대책, 긴축정책, 다문화주의, 이산화탄소 배출 등 유럽이 직면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지적하며 이에 대한 실천적 대안을 정리했다. 2만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