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이번 수락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기호 4번 고은비라고 합니다. …중략 … 뭐든 익숙해지면 무디어지게 마련이죠. 이제는 대대저인 체위변화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해도 신이 안나고, 이건 아닌 것 같고… 이럴땐 바꿔보자고 얘기해야 합니다. 밤일뿐만이 아닙니다. 세상일이 다 그렇습니다…”
`사방지`후 14년만에 메가폰을 잡은 송경식감독의 `대한민국 헌법 제1조`(제작 한맥영화)는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의 윤락촌에서 남자들에게는 기술이 좋아서, 동료들에게는 의리가 있다는 이유로 인기인 윤락녀가 동네 양아치들에게 억울하게 성폭행을 당한 동료를 돕기위해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된다는 내용의 코미디 영화다.
헌정역사 55년동안 국회는 탤런트나 영화배우는 물론 이름을 날리던 `주먹`이나 `코미디계의 황제`등 다양한 사람들을 의원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윤락녀는? 외국에는 있다고 하지만 우리는 글쎄다.
영화는 다수당을 차지하기 위한 여야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야당의 한 국회의원이 의문의 죽음을 맞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사인은 `복상사`. 바로 여당 총재가 보낸 관능적인 `자객`에 의해 이 연로한 의원이 살해당한 것이라는 소문이다. 이후 보궐선거가 치러지고 윤락녀가 국회의원에 도전한다는 황당한 설정이 주는 코믹함을 웃음의 포인트로 삼아 성적인 농담에 주로 맞춰져 있다. 윤락녀라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섹시코드 그리고 윤락녀에게 보내는 세간의 눈총과 멸시에서 느낄 수 있는 인생역정들의 에피소드로 끌고 가지만 그다지 세련돼 보이지 않고 결말을 미리 예측할 수 있어 영화 중반부터 지루함을 갖게 한다. 14일 개봉. 18세 이상 관람가.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