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많고 구별도 어려워… 쌀시장 혼란 우려검역과정을 거치지 않고 불법으로 밀반입된 중국벼가 대량으로 재배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재배된 중국벼 대부분이 농협에 의해 수매가 이뤄져 국내산과 섞여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있다.
이로 인해 국내산 쌀이 상대적으로 생산비용이 저렴한 중국쌀에 가격경쟁에서 밀리는 등 국내 쌀시장의 유통질서와 농민들의 피해 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19일 강원지역 중국벼 재배농가에 따르면 지난해 일부 농가들이 재배한 중국산벼를 농협 수매때 일반벼(잡벼)로 수매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농협이 대표적인 국내산 품종개량 벼인 오대벼와 이를 제외한 모든 벼를 일반벼로만 양분해 수매를 받는 과정에서 국내 일반벼와 사실상 구별이 어려운 중국 벼도 일반벼로 함께 수매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벼는 육안으로 오대벼와도 식별이 어려워 이미 몇년전부터 값비싼 오대벼로 둔갑해 시중에 유통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또 이를 찧어 일반미로 유통시킬 경우에도 국내 일반벼와 미질의 차이가 거의 없으며 밥맛도 비슷해 소비자로부터 별다른 문제점이 제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국벼를 3년째 재배하고 있는 한 농가는 "오대벼가 태풍에 쓰러질 경우 평상시에는 절반밖에 수확을 할 수 없어 중국벼를 심기 시작했는데 밥맛도 괜찮으며 생산량도 2배 가량돼 잡벼로 수매를 했다"고 밝혔다.
다른 농민도 "중국벼를 잡벼로 수매해도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올해도 괜찮은 줄 알고 심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벼는 농정당국의 엄격한 검역절차를 받아 반입한 벼품종과는 달리 반입경로나 병충해 감염여부 등에 대한 실태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철원지역에서 생산되는 국내산 쌀에 대한 불신이 확산될 우려를 낳고 있다.
한편 농림부를 비롯해 강원도, 철원군 등은 18일부터 중국벼에 대한 샘플을 채취하고 읍.면 단위로 재배농가 및 재배면적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는 등의 뒤늦게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철원지역 농협관계자는 "지난 해에는 중국벼에 대한 정보가 없어 순수 오대벼와 잡벼로만 구분해 수매를 했을 뿐 중국벼가 수매됐는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 "며 "지난 해 수매된 일반벼는 오대벼보다 일찍 팔려나가 재고가 전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철원=연합뉴스) 이해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