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캐나다 하베스트사의 하류(정유·판매) 부문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최근 인수 후보자들과 적극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해외 석유 메이저들 가운데 5~7곳이 이미 인수의사를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는 손해를 많이 본 부실사업이지만 생각보다 인수의사를 타진해온 외국 기업들이 많이 있었다"며 "기존의 석유개발 물량 등을 보유한 외국 업체들은 캐나다 하베스트정유회사 인수가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공식적인 인수 후보자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영국계 석유 메이저인 BP와의 협상이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알려졌다. BP는 미주지역에 다수의 개발·생산유전을 보유하고 있어 이곳에서 뽑아낸 원유를 하베스트사 정유공장으로 옮겨 정제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BP가 하베스트 인수과정에서 무리한 요구를 할 수도 있는 만큼 정부와 석유공사 측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자칫 지금까지의 손실에 이어 무리한 매각으로 추가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석유공사 측은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인수조건이 오갔는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캐나다 하베스트사는 석유공사가 지난 2009년 4조원이 넘는 돈을 주고 사들였지만 2012년 한해 동안만도 8,000억원가량의 손해를 보는 등 치명적인 부실사업으로 꼽혀왔다.
석유공사는 캐나다 하베스트 인수 당시 생산광구와 함께 부실했던 정유회사를 함께 사들이는 실수를 하면서 이후 해외자원 개발과 관련된 국정감사 때마다 집중적인 포화를 맞아왔다. 그러나 석유공사는 이번에 캐나다 하베스트 정유공장만 매각을 추진하고 상류(자원개발) 부문은 남겨둘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하베스트사의 자원개발 분야는 미래가치가 있는 만큼 매각하지 않고 남겨둘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