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독일 정보기관인 BND의 대외비 보고서를 인용해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을 받을 경우 조세피난처인 키프로스 은행권에 거액의 불법자금을 은닉하고 있는 러시아 마피아와 올리가르히ㆍ기업인들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ND 보고서에 따르면 키프로스 은행 계좌에 예치된 러시아 자금은 총 260억달러로 구제금융 지원금은 물론 키프로스의 국내총생산(GDP)인 17억유로(약 218억달러)보다도 많다.
키프로스에 대한 자금지원은 그리스나 다른 유럽 재정위기국에 비하면 훨씬 적은 100억유로 규모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같은 문제 때문에 구제금융의 열쇠를 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슈피겔은 덧붙였다.
독일은 키프로스 구제금융 지원액 가운데 가장 많은 20억유로를 지원해야 하는데 이 돈이 결과적으로 러시아 마피아나 재벌의 은닉재산 보전에 투입된다면 내년에 총선을 앞둔 메르켈 총리에게 적잖은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키프로스는 2개 대형은행 자산이 그리스에 물려 대규모 손실을 입으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되자 지난 7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다섯번째로 구제금융을 신청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