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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급소는 놓치지 않는다

제3보(21∼30)<br>○구리 9단 ●이세돌 9단 <제3회비씨카드배결승5번기제1국>



검토실의 목진석이 예상했던 것처럼 이세돌은 실전보의 흑21로 차단했다. "길게 가는 취향이라면 넘겨주고 두어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넘겨주고 두는 프로들도 많아요."(김영환) 그러나 목진석은 취향이나 기풍의 문제가 아니라 돌의 흐름으로 볼 때 이 바둑에서는 넘겨주지 않아야 마땅하다고 단언했다. 넘겨주기로 한다면 참고도1의 흑1 이하 5인데 백은 우변의 미생마가 해결되었으니 백6의 침공에 손을 돌리게 된다는 것이 목진석의 설명이었다. 실전보처럼 차단해 놓으면 우변의 백이 계속 미생마의 처지가 되므로 하변 침공은 생각하기 어렵다는 것. 백28로 우변을 돌본 것은 당연하다. 우상귀의 실리를 극대화한다고 참고도2의 백1로 두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흑2 이하 8로 흑이 넘어가면 백의 실리보다 흑의 실리가 훨씬 돋보이게 된다. "다만 그 수를 두기 전에 하나 확실하게 선수활용을 해두는 것이 좋았을 겁니다."(김영환) 백28을 두기에 앞서 백은 A를 선수로 둘 자리였다고 한다. 구리가 이 선수활용을 생략했기 때문에 나중에 흑이 우상귀의 백을 패로 잡으러 가는 수단이 남게 되었다. 백32는 모양의 급소. 구리는 시원시원하게 두면서도 이런 급소는 놓치지 않는다. "어떻게 받더라도 흑이 약간은 활용당한 느낌이군요. 돌의 흐름으로 볼 때 백이 기분좋게 가고 있어요."(목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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