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br>30개국 141편 초청<br> 첫 남성 감독 작품 소개도
|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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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여성영화, 성별과 세대의 장벽을 허물다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30개국 141편 초청 첫 남성 감독 작품 소개도
서은영 기자 supia927@sed.co.kr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개막작 '텐 텐'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
남성은 물론 여성에게조차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여성의 시각이 낯설 때가 있다.
여성들에게는 빠듯한 생활로 무뎌졌던 여성주의적 시각을 일깨우고 남성들에겐 여성들의 시각을 이해해볼 수 있는 자리가 이달 10일 마련된다.
올해 제10회를 맞은 여성주의 영화 축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30개국에서 초청한 141편의 작품을 한 상 차려놓고 관객들을 맞이한다.
10~18일 신촌 아트레온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는 97년 첫 행사 이후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여성영화제로 발돋움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현재와 미래를 톺아보는 자리다. 이번 축제는 여성의 시각을 이해하는 데는 성별과 세대가 장벽이 될 수 없다는 행사 취지 아래 축제 개최 이래 처음으로 남성 감독의 여성주의 작품을 상영한다.
여성들과 일부 여성주의에 관심 있는 남성들만의 영화 축제를 벗어나 여성주의에 단순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와서 즐길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 것이다. 오픈시네마 섹션을 통해 국내외 남성 감독의 작품 6편을 소개하는데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작인 ‘천국의 가장자리’▦과테말라 매매춘 여성 축구단을 그린 ‘레일로드 올스타즈’▦유대인 레즈비언과 여성공동체를 다룬 ‘비밀’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여성주의적 시각의 영화가 다소 낯선 이들에겐 개막작 ‘텐 텐(Ten Ten)’과 변영주 감독의 ‘낮은목소리 2’, 임순례 감독의 ‘우중산책’ 등을 권할만하다. 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자체 제작한 영화 ‘텐 텐’은 ‘서울과 여성’을 주제로 제작된 6편의 옴니버스 작품 소설가 박완서 씨와 연기자 나문희 씨가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박완서 씨는 변영주 감독의 단편 다큐멘터리 ‘20세기를 기억하는 슬기롭고 지혜로운 방법’에 출연해 자신이 살아온 시절과 소설에 관한 이야기, 젊은 창작자를 위한 조언을 들려준다.
또 임성민 감독의 ‘드라이빙 미스 김옥분’에서 주인공으로 분하는 나문희 씨는 남편의 구박에도 꿋꿋하게 운전을 배우는 애교스러운 할머니를 연기한다 ‘텐 텐’은 독일의 울리케 오팅거, 한국계 캐나다인 헬렌 리 감독, 변영주 감독, 이수연 감독 등 국내외 여성 감독 6명이 제작에 참여했다. 개막작은 10일 오후 6시 국립중앙박물관 내 극장 용에서 상영되며 14일과 17일 신촌 아트레온에서 다시 만나볼 수 있다.
한국 여성주의 영화계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이며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진 다큐멘터리 영화 ‘낮은목소리2’는 9707 한국여성영화 섹션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기록해달라는 강덕경 할머니의 요청으로 제작하기 시작한 이 영화는 일본군 성노예로 살았던 할머니들이 모여 살고 있는 경기도 ‘나눔의 집’을 배경으로 계절의 변화를 따라가며 할머니들의 일상과 마주한다. 직접적인 문제제기와 주장 보다는 카메라의 따뜻한 시선과 웃음이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일깨우는 작품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던 한국 여자 핸드볼 선수들의 실화를 담은 올 초 최고의 흥행작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을 아직 보지 못 한 이들이라면 ‘몸의 정치학’ 섹션을 노려볼만하다. 영화제 측이 한국 최초의 여성감독의 이름을 따 올해 신설한 ‘박남옥 영화상’의 첫 수상자가 ‘우생순’의 임순례 감독으로 선정되면서 임 감독의 작품들을 감상하고 영화제작 동기, 제작방식, 연출론에 대한 ‘감독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됐다.
9707 한국여성영화 섹션에서는 임순례 감독의 데뷔작 ‘우중산책’도 감상할 수 있다. 갈 곳 없는 오래된 영화와 갈 곳 없는 남자들이 모이는 낡은 변두리 극장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노처녀 매표원 정자를 주인공으로 칙칙한 남성들의 공간과 그 속에 속박 당한 여성이 갖는 꿈과 현실을 조밀하게 탐색한다.
이밖에도 ▦세계 여성영화의 최신 경향을 소개하는 ‘새로운 물결’ ▦이분법적 성담론에서 자유로운 도발을 꿈꾸는 ‘퀴어 레인보우’ ▦10대 여성들의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시각을 살피는 ‘걸즈 온 필름’ ▦아시아 여성영화의 인큐베이터 ‘아시아 단편경선’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된다. 특히 이번 축제에는 다큐멘터리, 드라마, 코미디, 스릴러, SF, 공포, 판타지,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장르를 폭 넓게 마련, ‘여성주의 문외한’인 관객들에게도 한 걸음 더 다가선다.
10주년을 기념해 지난 축제에서 상영됐던 다시 보고 싶은 영화를 앙코르 상영하는 자리인 ‘커튼콜’에서는 ‘팝의 여전사’, ‘데브라 윙거를 찾아서’, ‘올가미’ 등을 선보인다. 이밖에 상영 일정 등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wffis.or.kr)를 참조하면 된다.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추천작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상영작이 총 30개국 141편(장편 63편, 단편 78편)으로 축제 사상 가장 많다보니 작품 골라 보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푸짐하게 차려 놓은 밥상도 요령이 있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상영작 선정에 직접 나섰던 프로그래머들의 추천작을 참고해 보자.
▦'할머니와 란제리(Late Bloomers)'=스위스 작은 시골에서 벌어지는 양성간의 전쟁을 다룬 코미디 영화로 시골의 가부장적 분위기에 맞서 가게를 지키려는 마사와 친구들의 모습을 통해 나이를 불문하고 개인의 독립과 자긍심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한다. 김선아 수석프로그래머는 "코미디 장르가 덜 공격적이고, 덜 적대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영화를 보면 코미디의 웃음 속에 얼마나 통렬한 문제의식이 담길 수 있는지 알게 된다"고 말했다.
▦'34살 노처녀(Bachelorette 34)'=미국 여성 감독인 카라 헤롤드는 딸의 결혼식에 대해 강박관념을 가진 자신의 엄마를 주제로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었다. 감독의 엄마는 여자가 34살이 되도록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은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포기한 것이라고 여기고 딸을 만나러 샌프란시스코에 간다. 딸의 결혼을 걱정하는 엄마의 불안과 결혼을 운명이 아닌 선택으로 생각하는 딸의 일상을 풍자적으로 보여주는 유쾌한 코미디다.
▦'세 여자 이야기(Women's Story)'=펑 샤오리엔 감독 특별전에 초청된 이 작품은 중국 북부 시골에 사는 세 여자에 관한 영화다. 감독은 영화를 통해 중국의 남녀차별 문제를 직접적으로 제기하며, 남아선호사상, 부족간의 교환물로 인식되는 여성의 결혼, 재정적인 종속 등 중국의 가부장성을 폭로하고 그에 맞서는 세 명의 여성들을 보여준다. 이번 축제에서는 12일 오후5시 펑 샤오리엔 감독과 함께 중국영화와 여성영화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전장을 울리는 춤(WarㆍDance)'=내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북부 우간다의 난민 수용지역에 살고 있는 세 명의 10대 소녀 도미니크, 낸시, 로즈에 관한 이야기다. 난민수용지역학교에 다니는 세 여학생이 갖은 역경을 딛고 우간다 전국음악대회에 참가하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는 전쟁으로 황폐해진 환경이 주는 절망을 극복하고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10대들을 아프리카 음악과 함께 생동감 있게 그려낸다. 이 작품은 2007 선댄스 다큐멘터리 연출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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