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상장 및 중견 기업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이면서도 실제 법률 자문 및 소송 사건 의뢰는 법무법인 광장∙태평양∙세종∙율촌∙화우 등 대혐 로펌에 골고루 맡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앤장 외에 국내 메이저 로펌의 경쟁력이 최근 수년간 꾸준히 상승했고 또한 특정 로펌에만 자문을 맡길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피해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4일 서울경제신문의 '국내로펌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앤장을 필두로 변호사 규모로 6위권까지인 광장ㆍ태평양ㆍ세종ㆍ화우ㆍ율촌 등의 시중 메이저 로펌이 국내 기업들의 법률자문 수요 8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수임, 대형 로펌에 골고루 분산=국내 상장사 61곳 64명의 법무팀 관계자들은 최근 2~3년간 법률자문을 가장 많이 의뢰한 로펌 3곳을 묻는 질문에 대해 김앤장과 광장에 각각 가장 많은 25표(16.8%)를 던졌다. 이어 태평양과 율촌이 각각 22표(14.8%), 세종이 20표(13.4%)로 근소한 차이를 나타냈고, 규모 면에서 5위인 화우는 8표(5.4%)를 얻는 데 그쳤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김앤장이 기업 상대 수임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할 것이란 로펌 업계의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는다. 이와 관련 한 대기업의 법무팀 관계자는 "보통 좋은 거래선을 유지하고 있는 대형로펌 2~3곳을 돌아가며 이용한다"며 "경쟁관계에 있는 업체 등과 소송이 생길 경우에는 원∙피고 중 하나는 김앤장이 대리하고 다른 대형 로펌이 상대편이 되는 사례가 많은 점을 볼 때 김앤장이 모든 사건을 독식하는 구조는 더 이상 유지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기업의 법무팀 변호사는 "평범한 실무적인 자문을 얻으려 할 경우 실력이 일정 정도 검증된 대형 로펌은 어디를 선택해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로펌 경쟁력은 '김&장' 압도적=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인 자문 의뢰수와는 달리 선호도에서는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김앤장은 '외국로펌이 국내에 진출해도 이 로펌만은 일을 맡기겠다'는 질문에 26.2%의 높은 지지를 얻었고, 법률시장 개방에 맞서 가장 준비가 잘된 로펌을 묻는 의견에도 33.7%의 응답을 이끌어 냈다. 다른 로펌들의 경우 외국 로펌이 국내에 진출해도 맡기겠다고 한 곳은 태평양(14.6%), 광장∙율촌(12.6%), 세종(9.7%)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 법률 시장 개방에 준비가 잘 갖춰진 곳으로는 김앤장에 이어 태평양과 광장이 10.5%, 율촌과 세종이 7.4%를 기록했다. 김앤장이 이 같이 국제 경쟁력을 인정받는 데는 우수한 인력 풀을 통한 전문성과 다양한 경험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분야별로 최고 로펌을 묻는 질문에 김앤장은 M&Aㆍ해외투자 등 기업자문(11표∙28.2%), IT(8표∙35.7%), 지적재산권(7표∙24.1%) 등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다른 전문분야에 있어서도 고른 득표를 보였다. 이재후 김앤장 대표 변호사는 "법률 시장 개방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오히려 법률 서비스 수준을 한층 업그레이드 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며 "시장개방에 대비해 전문화와 대형화를 추구해 왔고 국제 로펌 수준과 차이가 없는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 전문가를 영입하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조세∙공정거래분야 '율촌' 1위 약진=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린 로펌은 법무법인 율촌이었다. 국내변호사 수 기준 규모에서 6위인 율촌은 주요 문항에서 2~3위권의 높은 지지를 얻었다. 특히 조세와 공정 거래 분야에서는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율촌은 외국 로펌 진출에도 사건을 의뢰하겠다는 질문에는 공동 3위를, 시장개방대비 준비성에서도 공동 4위를 기록했다. 분야별로는 조세분야에서 설문조사에 응답한 변호사 및 법무 담당자로부터 몰표에 가까운 19표(76%)를 얻어 압도적인 신뢰를 받았다. 공정거래분야에서도 7표(22.5%)로 1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기업자문∙부동산∙지적재산권분야에서도 2위였다. 율촌 소속의 윤세리 변호사는 공정거래 분야에서 5표, 역시 율촌의 소순무 변호사는 조세 분야에서 6표를 얻어 각각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우창록 율촌의 대표 변호사는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조세와 공정거래, 의료제약 등 규제 분야와 최고 수준의 승소율을 자랑하는 쟁송업무는 시장개방에도 진입장벽이 높아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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