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車 갈림길에 서다] 에코車 개발에 사활

<중>현대차는 내년 양산 "갈 길 멀다"<br>도요타 하이브리드카 주문쇄도에 美공장 증설 검토<br>친환경차 못만들면 글로벌 경쟁 도태 불구<br>정부 자금지원·세제혜택등은 여전히 미흡



“얼마 전까지만 해도 ‘프리우스(소형 하이브리드카)’를 주문받고 60~90일 만에 차를 인도할 수 있었지만 지난달부터는 6개월이 걸릴 정도로 주문이 밀려 있다.”(도요타자동차의 한 미국 딜러) 고유가 시대로 자동차업계 전반이 고통받고 있지만 일찍부터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해온 도요타는 요즘 신이 났다. 미국의 자동차시장 전문 컨설팅사인 JD파워 어소시에이츠는 29일(현지시간)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6월 미국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판매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업체들이 주춤거리는 사이 도요타가 마침내 미국시장 석권을 눈앞에 뒀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의 주문이 쇄도하자 미국 생산공장 증설을 검토하는 등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도요타뿐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요즘 친환경차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고유가와 각국의 환경규제 등을 감안하면 차세대 ‘에코카’의 개발 없이는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대차, 아직 갈 길 멀다=현대차도 최근 일반 차종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1970년대 오일쇼크 때 중소형차를 전략차종으로 앞세운 도요타가 북미시장에서 부상하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 현재 현대차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며 “이제 현대차 중소형 차종의 제품력은 웬만한 글로벌 톱 브랜드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올해 북미시장에서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2% 벽을 돌파한 뒤 5월 현재 3.3%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미래차 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면 현대차의 갈 길은 아직 멀다. 도요타 프리우스는 지난해 이미 43만대 이상 팔렸다. 반면 현대차는 내년 7월에야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양산할 계획이다. 차세대 환경차 개발은 아직 걸음마 단계인 셈이다. 최상원 자동차연구소 차장은 “고유가 등으로 차세대 자동차 개발을 위한 글로벌 업체 간 무한경쟁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 새로운 준비를 하지 않으면 5~10년 뒤에는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주변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자금ㆍ기술ㆍ정부지원 여전히 미흡=친환경차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과 최신 기술 확보가 최우선이다. 지난해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오는 2015년까지 국내 하이브리드카를 연구하는 데 드는 비용은 총 7,850억원, 생산설비에만 1조2,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국내 완성차 업계는 주요 부품을 전부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부품 가격 경쟁력에서 절대 열세다. 고유가 속에서 친환경차에 대한 혜택이 없는 것도 문제다. 국내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하이브리드 구매자와 생산자에 대한 세제 혜택은 전무한 실정”이라며 “보급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의 친환경차 연간 의무 구매비율을 현재 20%에서 50%로 올리고 선진국처럼 하이브리드카에 세제 혜택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에서는 하이브리드카를 비롯한 친환경차 개발 비용에 대해서는 세제를 면제하는 ‘자동차 세제 그린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개발업체에 보조금도 지급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친환경차에 대해 연구개발(R&D) 비용을 지원하는 한편 주차비ㆍ통행료에서도 경차 수준의 혜택을 주고 있다. ◈ "수소 1회 충전 860㎞ 주행"
도요타 연료전지차 개발·연말부터 판매
GM등 美 '빅3'도 친환경차로 반격채비
세계 하이브리드카 시장을 독주해온 도요타는 6일 수소 1회 충전 항속주행거리가 860㎞인 개량형 연료전지차를 독자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비를 약 25% 향상시킨 이 모델은 올해 말 정부기관을 중심으로 리스 판매를 통해 공급될 예정이다. 16일에는 혼다가 세계 최초로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나오는 전기에너지로 모터를 돌리는 4인승 자동차 대량 생산에 돌입, 무공해 수소연료전지차 상용화 시대를 열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미국 ‘빅3’도 친환경차를 앞세워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계획이다. GM은 휘발유와 에탄올을 모두 사용하는 모델 25종을 출시할 예정이며 포드는 디젤 및 하이브리드 엔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친환경 가솔린 기술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크라이슬러 역시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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