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등 채소류를 비롯한 일부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면서 식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이상기후로 공급물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신선식품물가지수는 통계작성 이후 처음으로 45.5%나 폭등했고 그 영향으로 소비자물가지수는 3.6%나 뛰어 8개월 만에 3%대로 높아졌다.
배추 등 일부 신선채소류 가격은 말 그대로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상추ㆍ호박ㆍ열무는 지난해 9월에 비해 2~3배씩 뛴 것은 물론 한달 전에 비해서도 배 이상이나 올랐다. 장바구니물가가 급등하면서 가격을 올리는 음식점들이 늘어나고 있고 식품업체들도 가격인상을 서두르고 있어 물가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사정이 다급해지자 정부는 중국산 배추와 무 150톤을 긴급 수입하고 농협 계약재배물량 확대, 월동배추 조기출하 등 대책추진에 나섰다. 정부는 "이상기온과 병충해에 따른 공급부족 사태는 새 물량이 출하되는 이달 중순이면 풀릴 것"이라며 중국산이 들어오면 수급불안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김장철을 앞둔 시점이어서 불안감은 쉬 해소되지 않고 있다. 급등한 배추 가격에 놀란 주부들은 10월 말 이후 나오는 김장배추 가격도 폭등하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일기가 불순했던 탓에 배추뿐 아니라 고추ㆍ마늘ㆍ파 등의 작황마저 좋지 않아 양념류 가격도 크게 뛰었다. 중장기 대책보다 김장채소 가격 안정이 시급한 실정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시설재배, 계약재배면적 확대, 산지ㆍ소비지 저온저장시설 확충, 물류 전문화 등 중장기 수급안정대책을 올해 말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농산물 파동이 있을 때마다 되풀이돼온 대책들이다. 이번만큼은 제대로 추진돼야 한다.
지구온난화로 기상이변이 잦아지고 있는 만큼 이상기후에 강한 품종 개발과 기술지도를 통한 생산성 향상, 채소류 저장능력 확충 등 다각적인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직거래 활성화를 통해 산지와 소비자가격 차를 줄이는 등 농산물유통구조 개선 노력도 강화돼야 한다.
유통과정에서 담합과 중간상인들의 농간을 차단하기 위한 도매시장법인 및 시장도매인지정제도를 등록제로 전환하고 시장도매인제도를 더욱 확산시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