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선진국의 길 GQ에 있다] 애국심 하나로 총장직 수락? '제2의 김호길' 앞으론 힘들 듯

해외 한국인 고급두뇌 '충분한 보상' 없이는 귀국길 서두르지 않아


애국심 하나로 총장직 수락? '제2의 김호길' 앞으론 힘들 듯 [선진국의 길 GQ에 있다]해외 한국인 고급두뇌 '충분한 보상' 없이는 귀국길 서두르지 않아 이재철 기자 humming@sed.co.kr 관련기사 • '신토불이' 인재 관념부터 깨뜨리자 • 성공한 외국인 CEO의 공통점은? • '제2의 김호길' 앞으론 힘들 듯 “고 김호길 박사 같은 해외 한국인 인재 유입이 명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강원 재미 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 회장) 해외 외국인 인재 영입 못지않게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게 바로 세계 각국에 퍼져 있는 한국인 고급두뇌들을 고국으로 유인하는 작업이다. 하지만 ‘해외 한인 인재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정부 차원의 움직임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영입을 위한 민간기업 차원의 충분한 보상도 부족하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애국심 하나로 국내에 돌아오는 천재는 더 이상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강원 KSEA 회장(로드아일랜드대 건설환경공학과 학과장)의 경우 해외 한인 인재 영입의 난맥상을 포항공대 초대 총장이었던 고 김호길 박사에 대한 회고로 시작했다. 김 초대 총장은 지난 1986년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이 포항공대 설립 당시 대학의 소프트웨어를 완성한 이른바 포항공대의 ‘어머니’였다. 미국의 명망 있는 물리학자였던 그는 당시 박 전 회장의 삼고초려로 초대 총장직을 수락, 애국심 하나로 조국에 투신한 해외 한국인 인재의 대명사였다. 특히 KSEA 초대 간사장을 맡은 덕에 한 달 사이 미국 주요 대학을 돌아다니며 교수 영입작업을 벌였던 일화로 유명하다. 이 협회장은 “1980년대와 1990년대 각각 해외 유수의 한인 과학도가 1,000~2,000명씩 고국으로 흘러들어가 한국 사회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며 “김 박사와 삼성전자로 간 진대제ㆍ황창규 등이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000년 들어 이 같은 풍경은 거의 사라졌다는 게 이 협회장의 아쉬움이다. 과거 세대와 달리 젊은 세대의 성향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는 “옛날에는 수출 위주의 산업 학문에 매달렸지만 최근 젊은 해외 과학도는 시민들의 후생복지를 즐겁게 해주는 학문에 관심을 가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인 관심사도 합리적 수준의 ‘보상’에 쏠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전광우 국제금융대사도 “해외 한국인 인재들에게 더 이상은 애국심만으로 호소할 수 없다“며 “시장 가격에 상응하는 차별화된 대우가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해외 인재들의 통합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민간기업의 인재영입 창구로 활용하는 방안이 시급하지만 정부는 눈과 귀를 막고 있다. 오히려 민간 부문에 가까운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가 한발 앞서 지난해부터 해외 한인 과학기술자 인물 DB 구축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워낙 방대한 규모의 작업이라 정부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과총의 한 관계자는 “총 1만3,000명의 대상자 정보를 취합하기 위해서는 개별적으로 정보이용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DB 작업이 언제 끝날지 장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9/0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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