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거침없이 상승하며 종합주가지수 2,000포인트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청와대와 금융 당국은 “아직 과열 상태는 아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의 제어에도 불구하고 한차례 짧은 조정을 거친 이후에 재상승 궤도에 올라섰지만 시장에 부작용이 일어날 만큼 왜곡된 장세는 아니라는 얘기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15일 노무현 대통령의 잇따른 주식 관련 발언과 금융 당국의 신용융자 제한 등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또다시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과 관련, “버블이라고 하기에는 좀…”이라고 밝혀 현 시장에 심각한 우려감을 갖고 있지 않음을 나타냈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도 “현재의 시장에 대해 명확하게 정의를 내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양호하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본다”면서 현 주가 지수를 불안한 기운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당국자는 “최근 우리 증시의 급격한 상승세는 세계 증시와 동조화되는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버블은 아니며 과열도 아닌 것 같다”고 언급했다.
청와대와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주가지수 2,000포인트 시대가 열리는 것에 대해서도 상승 기조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을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당국자는 “2,000포인트대로 올라갈 것으로 시장에서도 관측하고 있지 않느냐”고 밝혀 ‘2,000포인트=과열’이라는 점에는 금융당국도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와 금융당국은 다만 현재의 시장 움직임에 대해서는 예전보다 더욱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다른 국가가 올라갔던 만큼 우리가 올라가지 않았다. 주가수익비률(PER)이 다른 나라에 비해 여전히 여유가 있다”면서 비교적 낙관적인 입장을 보여 줬던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현 시장에서 주가 수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말해 조심스러운 자세를 견지했다. 청와대와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빚내서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동시에 노 대통령이 조만간 다시 한번 시장에 대해 우회적인 방식으로 언급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