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SK글로벌 최종해결까지 산넘어 산

SK글로벌 채무재조정안이 채권단 전체회의에서 통과되면서 SK글로벌 정상화를 계획이 사실상 확정됐다. 이번 결정은 정부의 입김이 전달되지 않은 사실상 시장 자율에 의한 첫 구조조정사례로 앞으로 다른 대기업 구조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SK(주)ㆍSK텔레콤의 글로벌 지원에 관한 해외채권단과의 이견 등으로 사태의 완전 해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새로운 구조조정 사례=SK글로벌 처리는 외환위기 이후 최초로 시장 자율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평가받고 있다. 산업은행 등을 통해 사실상 정부의 의지에 따라 구조조정 이 진행되던 과거의 사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채권단 관계자는 “과거와는 달리 정부측에서 전혀 가이드라인 제시가 없었다”며 “재계 3위의 SK그룹이 공중분해 될 수도 있는 문제였지만 정부측에서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 등 채권단은 처음부터 `청산형 법정관리 신청`이란 극약처방을 꺼내 재계 3위의 SK그룹을 압박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채권단의 압박으로 인해 SK㈜ 이사회는 배임혐의로 고발하겠다는 소액주주 등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출자전환이 SK㈜에 도움이 된다”는 `상업적 판단`에 따라 출자전환안을 지난 15일 이사회에서 전격 통과시켰다. ◇정상화까지는 `산 넘어 산`=채권단이 일단 채무 재조정안을 통과시켰지만 아직 SK글로벌 사태의 최종적인 해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채권단은 우선 빠르면 이번 주안으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SK글로벌 경영진 추천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채권단은 SK글로벌의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는 한편 SK글로벌 정상화를 위한 세부계획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현재 새로운 사장으로 정만원 현 SK글로벌 정상화 추진 본부장(전무)이 유력시 되고 있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과거 분식사태와 연관성이 없는 새로운 최고경영자가 필요하다”며 “그동안 정만원 전무가 채권단의 신뢰를 얻어온 만큼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또 오는 7월18일 채권단 전체회의를 한 번 더 열어 해외채권단 캐시바이아웃 비율을 포함한 최종적인 출자전환 액수를 결정할 예정이다. 또 이 때쯤 SK글로벌과 경영정상화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이번 사태를 매듭짓게 된다. ◇남은 변수는=이번에 결의된 국내 채권단의 채무조정안은 해외채권단과의 협상 타결을 전제로 한 조건부 결의안이다. 따라서 해외채권단과의 협상이 순조롭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결렬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원리금의 50%이상의 상환을 요구하는 해외채권단과 38%정도에서 타협을 보겠다는 국내 채권단간의 줄다리기가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채권단은 내달 18일을 최종 시한으로 잡고 해외채권단과 협상을 벌일 계획이지만 상황에 따라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변수는 SK㈜와 SK텔레콤이 지난 15일과 16일 개최한 이사회에서 적극적인 지원의사를 밝히지 않은 부분이다. 일부 채권단은 SK㈜와 SK텔레콤에서 SK글로벌 지원에 대한 확약서 제출을 미루자, 나중에 지원불가 방침으로 돌아서는 것이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특히 SK글로벌 EBITDA(법인세 이자 및 감가상각비 차감전 영업이익)창출의 70%를 차지하는 정보통신 부문에 대한 SK텔레콤의 지원이 없을 경우 SK글로벌의 독자생존은 불가능해 SK텔레콤의 입장 정리가 핵심 현안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이밖에도 하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이 담보로 잡은 최태원 회장의 지분처리 문제가 명확히 해결되지 않아 채권단 내부에서 채무재조정안과 경영개선계획안에 대한 최종 결론을 이끌어 내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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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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