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5월 6일] 더 많은 히든챔피언 만들려면…

지난해 이맘때였던 것으로 기억난다. 독일의 경영학자인 헤르만 지몬이 주창한 '히든챔피언'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있는지가 관심거리였고 여러 기관에서 경쟁이라도 하듯 이를 선정해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기업 가운데 과연 지몬의 히든챔피언 선정요건에 해당하는 곳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증을 갖게 됐고 마침내 기업들의 도움을 받아 찾아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적으면 어쩌나'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결과는 놀랍게도 상장기업의 5%를 넘었고 이 가운데 증빙할 수 있는 기업만도 30개사가 넘었다. 지몬이 얘기한 숫자(코스닥 2사)보다 훨씬 많았다. 가슴 뿌듯함을 느끼게 하는 사실이었다. 이들 기업을 들여다보니 글로벌 기업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놀라운 성과를 올리고 있었다. 유보율이 무려 3,000%에 이르는 기업, 종업원 1인당 매출액 16억원과 부채비율 0%에 가까운 기업들도 있고 시장평균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4배에 달하는 곳도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지몬이 선정한 외국의 히든챔피언들의 특허건수는 종업원 1,000명당 약 30건에 불과했는데 우리가 선정한 한국의 히든챔피언들의 평균 특허건수는 종업원 1,000명당 200여건으로 세계적인 히든챔피언들보다 6배나 높았다. 히든챔피언들이 상장기업 평균보다 두배 가까이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는 사실이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라 짐작된다. 필자는 이들을 알리고 싶었고 그렇게 하는 것이 투자자와 기업들에 할 수 있는 거래소의 역할이라 생각했다. 다행히 언론이 관심을 가져줬고 그 효과와 반향은 예상보다 훨씬 컸다. 지난 한해는 이들 기업 알리기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이런 기업들이 많이 생길 수 있도록 체계적 지원 시스템을 갖추는 데 일조하고 싶다. 그래서 선정기준도 다시 한번 꼼꼼히 따져보고 될 성싶은 기업들도 찾아내 히든챔피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힘을 모아볼 생각이다. 성장의지와 잠재력을 갖춘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집중지원시스템을 잘 갖춘다면 얼마 전 정부에서 발표한 '월드클래스(World Class) 300' 프로젝트가 좋은 결실을 맺는 날도 머지 않을 거라 확신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