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브라질] 믿는도끼에 발등찍혔다

회복세의 브라질 경제가 전 중앙은행 총재의 독직사건으로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로페즈 스캔들」로 불리는 이번 사건은 지난 1월 중순 외환위기에 빠진 브라질 경제의 해결사로 나섰던 프란시스코 로페즈 전 총재가 지난 26일 경찰에 전격 체포되면서 수면위로 불거졌다. 그의 체포 소식이 알려진 후 브라질 주가는 이틀 연속 하락했고 시장관계자들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한결같이 브라질 경제의 신뢰도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로페즈 전 총재의 혐의는 20여일에 걸친 그의 재임기간중에 중앙은행의 정보 유출과 비윤리적 행동을 조사하고 있는 브라질 상원 조사위원회의 출석 요청을 불응한 것. 하지만 175달러의 보석금을 예치한 후 풀려난 그가 지금도 상원 조사위원회의 진실서약서에 서명을 완강히 거부,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재임시절 중앙은행이 부도 직전의 방쿠 마르카에 1억달러 등 두개 은행에 대규모 자금을 긴급 지원한 것과 관련됐을 것이라는 일각의 추측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이들 두 은행들은 과거 로페즈가 설립한 컨설팅 회사인 마크로메트라카사에 경영 컨설팅을 의뢰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고 이 컨설팅사의 해외은행 구좌중 16억7,500만달러가 적립된 로페즈 전 총재 구좌가 발견되기도 했다. 「로페즈-마크로메트라카-방쿠 마르카」간 3각 거래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리오 카톨릭대 교수 출신에 「미스터 클린」이라는 별명처럼 청교도같은 이미지로 존경받던 로페즈 전 총재. 외환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브라질 경제가 로페즈 전총재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통해 새삼 정체성 위기(아이덴티티 크라이시스)를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문주용 기자 JYMO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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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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