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위기의 건설업] 이제 건설사가 '액션' 보여줄때

규제 대부분 완화·폐지 '정부카드' 거의 다나와<br>분양가 과감히 낮추고 미분양부터 털어 내야


‘이젠 건설사 차례.’ 지난 12일 신성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건설업계에 연쇄부도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건설사가 ‘생존’을 위한 자구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건설사들이 미분양 적체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던 부동산 규제가 대부분 폐지 또는 완화돼 정책적 대응은 나올 만큼 나왔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계가 정부 탓만 하고 있을 때는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각 건설사가 분양가 인하와 같이 실제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액션을 보여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도권 및 지방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몇몇 중견건설업체들은 발 빠르게 분양가 인하를 실시해 얼음장 같은 분양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풍림산업이 대전 대덕구 석봉동에서 분양하고 있는 ‘금강 엑슬루타워’의 경우 지난 6~8일 전체공급 가구 수의 50%인 1,151가구에 대해 분양가 25% 할인을 단행해 할인 공급 물량의 청약을 완료됐다. 지난달 29~31일 진행한 청약에서 2,312가구 모집에 3명만이 접수하는 처참한 결과를 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결과다. 중견건설업계의 한 주택영업 임원은 “건설사가 뼈를 깎는 심정으로 빼든 최후의 카드에 시장이 반응을 보였다”며 “자의가 됐든, 타의가 됐든 결국 분양가 인하가 해답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동일토건은 경기 용인시 신봉에서 한가구당 2,000만~9,850만원가량 분양가 인하를 실시했고 임광토건 역시 용인에서 아파트 분양가를 11~15% 내렸다. 월드건설은 김포에서 158㎡형에 한해 분양가를 3,100만원 낮췄다. 동일토건의 경우 분양가 인하 이후 가계약 포함, 20여건의 계약이 이뤄지는 등 분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정도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 건설업체가 분양가를 깎긴 했지만 그 배경에는 ▦시중은행의 분양가 인하 압력과 ▦정부의 부실 건설업체 ‘살생부’ 발표 임박 등의 요인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면서 인하 자체가 ‘면피’용 생색 내기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용인시 상현동 K공인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집값을 내렸다고는 하지만 바닥 모르고 떨어지는 용인 아파트 시세를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아직도 비싸다”며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분양권 매물도 나도는 판에 그 정도 수준에서 매수세가 움직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이미지를 앞세워 자구 노력에 소극적인 건설업계의 풍토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분양가를 낮춰 미분양을 털고 단기 유동성을 조달하고 싶어도 추후 빚어질 브랜드 가치 하락이 두렵다는 것이다. 중견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다들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금 유동성이 심각하게 악화된 기업들은 서로 먼저 나서주기만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이에 대해 “지금의 건설업 위기도 대한민국판 서브프라임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상황판단을 제대로 못했던 건설사의 능력 부족 탓”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원하는 자구책을 내놓을 수 있는 냉철한 판단을 할 수 있느냐 여부에 따라 건설업체의 운명이 바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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