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주체할 수 없는 땀… "괴롭다 괴로워"

■여름철 다한증 관리 이렇게<br>과도한 스트레스·긴장 줄이고 물 많이 마셔야 두통 등 막아<br>증상 심하면 땀 억제제 사용 보톡스 주사요법 등도 효과



직장인 김영식(32·가명)씨는 여름철이면 늘 여벌의 내의와 셔츠를 갖고 다닌다. 쉬지 않고 흐르는 땀에 셔츠가 흠뻑 젖어 오후에 한번은 반드시 셔츠를 갈아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장마와 함께 후덥지근한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누구보다 괴로운 이들이 있다. 땀을 줄줄 흘리는 다한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여름철을 보내기가 쉽지 않다. 겨드랑이가 젖거나 손에 땀이 차며 발의 땀으로 신발 바닥이 미끄러워 불편한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더운 여름에 땀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겨드랑이나 손과 발이 땀에 젖을 정도면 이는 다한증의 증상으로 볼 수 있다. 다한증은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질환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 심각한 불편을 주고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만큼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기도 하다. 가볍게 바르는 치료제부터 신경을 절제하는 수술법까지 다한증의 증상 정도와 원인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이 있는 만큼 정확한 진단으로 본인에 적합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최선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필기에 지장 있거나 악수하기 불편하면 적극 치료 고려해야=다한증은 땀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나는 증상을 말한다. 평균적인 땀의 양을 보자면 성인은 하루 평균 850~900㎖의 땀을 흘리는 것이 보통으로 맥주컵 500㏄ 2컵 분량에 해당된다. 손을 사용하기 불편할 정도로 땀이 나거나 겨드랑이에 땀이 많이 나서 색깔 옷이나 실크 같은 소재의 옷을 입지 못한다면 다한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땀은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면서 발생하는데 스트레스나 긴장 등 여러 이유로 신경전달물질이 비정상적으로 분비되면 다한증이 나타나게 된다. 다한증은 땀이 나는 부위와 원인에 따라 종류도 다양하다. 전신에서 땀이 많이 나는 것은 전신다한증, 겨드랑이나 손발 부위 등에서 지나치게 땀이 나는 것은 국소다한증이라 부른다. 국소다한증은 체온이 높아지거나 스트레스, 긴장 등에 의해 심해질 수 있다. 전신다한증은 만성 감염, 갑상선기능 항진증, 당뇨병, 자가면역질환, 악성 종양 등 다른 질환에 의해서 발생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한증이라고 해서 모두 병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다른 사람보다 땀을 많이 흘린다고 생각하면 옷을 자주 갈아입고 그만큼 수분보충을 많이 하면 된다. 수분보충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혈액순환 장애로 권태감과 두통, 식욕부진, 집중력 감소 등의 증상이 유발될 수 있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과도한 땀 분비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을 유발시킬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손바닥 다한증이 있는 경우 종이가 젖어 필기를 할 수 없거나, 악수를 할 때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까 피하거나, 물건을 쥘 때 미끄러지기도 하고, 전기를 다루는 직업을 가진 경우 감전의 위험도 있다. 악기를 다루는 사람도 다한증치료가 필수적이다. 겨드랑이 다한증의 경우 땀 때문에 옷이 젖고 냄새가 나 주변에 피해를 주는 경우도 있다. 발바닥 다한증으로 구두가 쉽게 망가지고 무좀이 생기기 쉽우며 미생물 번식으로 발 냄새가 나는 경우도 많다. ◇증상의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 찾아야=다한증의 치료방법은 간단하게 바르는 땀 억제제부터 수술치료까지 다양하다. 환자 본인이 손쉽게 할 수 있는 1차 치료법은 드리클로 등의 염화 알루미늄 성분을 함유한 바르는 땀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바르는 땀 치료제는 겨드랑이·손·발 부위에 바르면 피부 표피층의 땀을 억제시켜 과도한 땀 분비를 막아준다. 땀 냄새 제거제인 데오드란트와 달리 치료제로서 근본적인 땀 억제 효과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약국에서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고 특별한 부작용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바르는 부위가 변색될 수 있는 만큼 땀이 나지 않는 잘 때 바르고 아침에 잘 씻어내야 한다. 이온영동치료(이온삼투요법)도 있다. 이온이나 이온화된 약물이 전기의 같은 극에서는 서로 반발한다는 원리를 이용해 전기의 힘으로 피부나 점막에 이온이나 약물을 침투시켜 땀을 억제하는 치료를 말한다. 이온영동치료는 심각한 부작용이 없으며 적은 비용으로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온영동치료는 한 번 치료받는 데 20~30분 정도 걸리며 매일 또는 1주일에 두 번 이상 받아야 하고 효과가 1개월 정도 한시적으로 지속된다는 점과 병원에 자주 가야 한다는 점 등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박만실 을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다한증의 수술치료의 경우 과거에 비해 교감신경절제술은 낮아지고 1차적으로 이온영동치료를 시행하는 추세"라며 "이온영동치료 효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에 2차적으로 교감신경 절제술이나 보톡스 주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보톡스 주사요법은 보톨리늄 독소가 땀 분비 억제에 효과를 발휘하는 점을 이용한 시술법이다. 시술이 간편하고 효과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통증이 심하고 일시적인 근육마비가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영구적인 치료법으로는 비디오흉강경을 이용한 교감신경절제술이나 클립으로 신경을 차단하는 방법이 있다. 손바닥의 경우 거의 100% 땀이 나지 않게 만들 만큼 효과가 탁월하나 얼굴·겨드랑이 부위는 효과가 없는 경우도 있다. 수술 전에는 별로 땀이 없던 부위에 수술 후 땀이 많이 나는 보상성 다한증과 식사 때 안면부에서 땀이 나는 미각성 다한증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이외에도 항콜린제 등 먹는 약으로 땀을 줄이는 방법이 있으나 전신적인 부작용이 있어 자주 사용되는 방법은 아니다. 땀을 많이 흘려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다한증 환자라면 바르는 땀 억제제 사용 등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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