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미술관 옆 동물원이 아닌 '미술관 옆 레스토랑'으로 오세요."
최근 요리와 문화를 연계한 '감성 마케팅'이 주목을 받으면서 문화공간 속 레스토랑이 인기를 끌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관람고객도 유치할 수 있는 미술관이나 공연장 등 문화공간 내에 입점하는 레스토랑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 4월 문을 연 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 '르쁘띠끄루(Le Petit Cru)'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몽인아트센터 내 3, 4층에 위치해 있다.
애경그룹의 AK면세점이 운영하고 있는 이 곳은 정통 이탈리아 음식과 스페인식 이탈리안 타파스(에피타이저) 등을 맛볼 수 있는 고급 레스토랑으로 '20세기 현대 포스터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카피엘로의 빈티지 포스터와 가구를 감상하고 건물 내 위치한 갤러리에서 미술작품도 즐길 수 있다.
르쁘띠끄루의 하루 평균 매출은 340만원 정도. 주말에는 400만원을 넘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삼청동 선재아트센터 내에 있는 인도요리전문 레스토랑 '달'도 문화와 음식을 함께 즐기려는 고객들의 욕구에 맞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달 관계자는 "지난 2001년 처음 문을 열 당시만 해도 인도요리가 대중적이지 않아 비교적 문화적 수준이 높은 갤러리 방문객을 유치할 수 있는 선재아트센터 내에 매장을 입점했다"며 "하지만 최근 고객들의 문화적 수준이 높아지면서 갤러리 이용객이 늘어나 하루 평균 100여명의 손님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곳은 평일 저녁에도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빈 자리를 찾기 힘들다.
삼청동 국제갤러리 내에 위치한 정통 프랑스&이탈리아 요리전문점 '더 레스토랑'도 예술작품과 맛있는 요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알려지며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슬로 푸드와 자연음식을 지향하는 이탈리안 음식점 '쿡앤하임' 역시 갤러리 피프틴 안에 자리잡고 있어 그림을 감상하면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미술관 뿐 아니라 공연장과 박물관에 입점하는 레스토랑도 많다. 아워홈이 운영하고 있는 아메리칸 카페 '업타운다이너'와 중식당 '케세이호', 한식당 '사랑채', 오리엔탈 레스토랑 '실크스파이스' 등은 각종 문화공연이 벌어지는 LG아트센터 내에 위치해있다.
이러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매장 방문 고객들 중 추첨을 통해 LG아트센터에서 공연중인 뮤지컬 티켓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어 레스토랑 매출상승에 한 몫을 하고 있다.
각종 문화공연과 연계한 프로모션 행사를 펼친 이후 연 30%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올해 7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내 1층에 위치한 콩&두부요리 전문점 '콩두이야기'도 고즈넉한 박물관의 정경과 잘 어우러져 고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문화공간 속 레스토랑은 요리와 예술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각종 전시회 및 공연과 연계한 '코어 마케팅'을 통해 고객 확보가 용이할 뿐만 아니라 레스토랑의 이미지 제고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