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이상수 통합신당 의원, 최돈웅 한나라당 의원이 SK로부터 지난 대선때 100억원 이상의 돈을 받은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8일 전해졌다.
대검 고위 관계자는 “이들 3명이 받은 SK비자금 규모는 100억원 이상이 된다”며 “이번 수사는 개인비리 차원이 아니라 선거때마다 되풀이되는 정-재계간 금전거래의 문제점을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최근 관련 계좌추적 등을 통해 최도술씨가 SK로부터 지난해 대선때 모 은행 간부의 중개로 거액의 돈을 받은 단서를 포착했으며 지난주부터 담당검사와 수사관을 부산 현지에 파견, 출장조사 등을 실시해 출처 및 사용처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손길승 SK그룹 회장이 최도술씨에게 돈을 건넨 사실에 대해 제대로 진술을 하지 않고 있는데다 최씨와 손 회장을 연결시켜 줬던 부산지역 은행간부출신 이모씨가 최근 중풍으로 쓰러져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오는 13일 소환 예정인 최도술씨를 상대로 SK비자금 수수 여부와 용처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한 뒤 혐의가 확인되는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상수 의원과 달리 최돈웅 의원에 대해 출금 조치한 배경에 대해서는 “죄질이 다르다”고 말했다.
오는 10일 소환통보된 최돈웅 의원은 지난해 대선때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재정위원장을 맡고 있으면서 SK로부터 수십억원을, 14일 출두 예정인 이상수 의원은 대선전 민주당 사무총장 재직시 SK로부터 70억원 가량을 전달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의원을 상대로 권노갑씨가 2000년 총선때 지인 2명에게 빌렸다는 100억원과 관련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며, 당시 민주당 사무총장이었던 김옥두 의원도 조만간 소환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손길승 회장에 대해서는 이번주부터 수시로 비공개 소환 조사한 뒤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키로 했으며, 필요시 최태원 SK㈜회장도 참고인으로 불러 손 회장으로부터 정치권에 비자금 제공 사실을 보고받았는 지 여부 등을 조사키로 했다.
<오철수기자 csoh@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