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조조정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양국정부간에 공조체제가 구축될 전망이다. 이 경우 한·일간의 빅딜이 성사될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고 있는 제32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중인 이규성(李揆成) 재정경제부장관은 30일 『홍콩서 만난 야스다 히로시 일본수출입은행장이 「일본과 한국이 중복투자 시설을 정리할 때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제의해왔다』고 밝혔다. 李장관은 『양국 정부간에 특정업종의 구조조정을 둘러싼 공조(BUSINESS ALLIANCE)체제를 마련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필요하면 정부차원의 자금지원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李장관은 이어 『일본정부가 내놓은 300억달러의 「미야자와플랜」 자금이 활용될 수 있다』며 『한국의 경우 산업은행에서 들여온 10억달러를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양국정부가 공조할 경우 한·일 기업간의 빅딜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李장관은 『한일간 기업구조조정에 양국 정부가 공조를 취한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주도권은 민간기업들이 갖는다』며 『기업차원의 논의가 선행된 뒤 정부의 교통정리가 이뤄지는 구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일간 국경없는 빅딜 대상은 조선, 석유화학, 제철, 자동차, 전자 등 중후장대형 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미쓰이물산이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한일 양국간 이해관계와 국민감정을 고려할 때 난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양국이 공통적으로 구조조정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마닐라=권홍우 기자 HONG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