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17대 대선 "이상한 선거지만 투표해야죠"

대통령 선거일을 하루 앞둔 18일 바른사회시민회의 소속 회원들이 서울 대학로에서 ‘투표는 하고 놀러 가자’는 문구를 적은 피켓을 든 채 투표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최흥수기자

19일 17대 대선 "이상한 선거지만 투표해야죠" 일부 "정치권 보면 투표하기도 싫어""그래도 유권자로서 한표 행사" 많아 최인철 기자 michel@sed.co.kr 대통령 선거일을 하루 앞둔 18일 바른사회시민회의 소속 회원들이 서울 대학로에서 ‘투표는 하고 놀러 가자’는 문구를 적은 피켓을 든 채 투표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최흥수기자 관련기사 • 이인제 "내가 세상 바꿀 대안" • 권영길 "민노당을 구해 달라" • 문국현 "과거·집권세력 심판" • 이회창 "12월 기적 만들자" • 정동영 "역전승 자신 있다" • 이명박"과반 지지 해달라" • '이명박 특검법' 싸고 막판까지 氣싸움 • 대선 투·개표 어떻게 하나 • 대선캠프 "이겨도 져도 걱정" • 이명박 대세론 'BBK'공방 잠재울까 • "이상한 선거지만 투표해야죠" • 투표일 전후 해외여행 급증 17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18일 시민들은 이번 선거가 역대 유례없는 상호비방 등 네거티브로 점철되면서 아주 불만스러운 ‘이상한 선거’라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무능한 정치인들에게 회의감을 느낀 상당수 유권자들은 기권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어 투표율 하락이라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하지만 투표는 민주주의 틀을 만드는 기본이고 유권자의 권리이자 의무이기 때문에 선거에 참여해 ‘무능한 정치인과는 차원이 다른 현명한 시민이 되자’는 열기를 보여준 시민들도 적지않았다. 주부 김영자(64)씨는 “수십년 동안 투표를 해왔지만 이번 대선처럼 참으로 한심한 선거는 처음”이라면서 “모든 후보들이 이렇게까지 하자가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게 정말 한탄스럽다”고 말했다. 한의사인 임모(29)씨는 “국민들이 냉소주의에 빠져 있다”며 “반드시 투표를 해 내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춘식(34) 모 카드사 과장은 “찍을 만한 후보가 없어서 아직도 누구를 찍을지 결정을 못했다”며 “솔직히 정치권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투표하기가 싫다”고 지적했다. 대학생 최현경(26)씨는 “지난 대선에서는 투표할 후보를 쉽게 결정했는데 이번 대선은 뽑을 사람을 선택하기가 너무 어렵다”면서 “특정 후보를 찍기도 불안하고 찝찝할 뿐”이라며 강하게 질책했다. 서울시 종로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는 박현용(36)씨는 “위장취업이나 위장전입 등 여러 흠결이 드러났는데도 지지율 변동이 없는 걸 보면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만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팽배한 것 같다”며 “경제 문제에만 관심이 쏠려 다른 사회적 가치가 무시된 채 진행된 게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지훈(39)씨는 “정치에 염증이 나 투표일에 태안으로 봉사활동이나 가려고 한다”며 “오히려 그게 나라를 위한 길인 것 같다”며 심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정치학자들은 선거권 행사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주의란 유권자와 시민이 감시를 소홀히 할수록 더욱 상황이 악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손호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마지막까지 상호 네거티브 전략이 극심해지면서 정책대결이 실종되는 상황”이라면서 “어떤 후보가 정말 서민의 삶을 살릴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명규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적 갈등 통합, 경제적 성장과 균형 등 한국사회의 당면 과제들을 향후 5년간 풀어낼 지도자를 뽑는다는 관점에서 누가 적격인지 유권자들이 잘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희경 바른사회시민회 정책실장은 “정치적 무관심으로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운 바 있다”면서 “유권자들이 주어진 자료와 정보를 오늘 하루만이라도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입력시간 : 2007/12/18 1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