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메가박스, ‘화씨9/11’ 상영 결정

'부시 관련설' 속 내일부터 서울등 3개관서


지난 22일 개봉한 영화 ‘화씨 9/11’(감독 마이클 무어ㆍ사진)이 논란이 되는 내용 만큼이나 많은 화제를 뿌리고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벌어진 가장 큰 논란은 국내 멀티플렉스 체인 중 ‘메가박스’만이 이 영화를 상영하지 않은 데서 벌어졌다. 네티즌들은 “평소 흥행성이 전혀 없는 국산 애니메이션 등도 곧잘 상영했던 메가박스에서 ‘화씨…’가 상영되지 않는 것은 극장 대주주 측과 관련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메가박스의 최대 주주는 미국의 로이스 씨네플렉스. 세계 3개 극장 체인 중 하나인 이 회사의 대주주는 미국 칼라일 그룹으로 영화에서 부시 일가와 빈라덴 일가 결탁 의혹의 중심에 있는 회사다. 이에 대해 메가박스 측은 “배급사와 조건이 안 맞아 못 걸었을 뿐 대주주 측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네티즌들의 의혹을 일축했다. 실제로 로이스 씨네플렉스의 미국 체인이 84개 미 전역 상영관을 통해 ‘화씨…’를 상영하고 있는 마당에 굳이 한국에서 영화를 걸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사 홈페이지에 비난의 글이 계속 쏟아지자 극장 측은 29일부터 서울 코엑스점, 부산점 등 3개관에서 영화를 개봉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화씨…’는 개봉 첫 주 서울 8만명(전국 15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첫 주 성적치곤 평범해 보이지만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와 한국영화 ‘늑대의 유혹’이 각각 전국 250개, 220개 스크린에서 상영되는 등 여름방학을 겨냥한 작품들이 몰려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다면 괜찮은 성적. ‘화씨…’의 첫 주 서울 개봉관은 25개(전국 80개)였다. ‘화씨…’은 다큐멘터리 영화로서는 국내 흥행 기록을 이미 갈아치웠다. 국내 극장에 걸린 다큐멘터리 중에선 지난 3월 개봉한 ‘송환’(감독 김동원)이 전국 8개 상영관에서 6주간 2만5,000명을 동원한 게 최고 기록이었고, 지난해 선보였던 ‘영매’(감독 박기복)가 1만6,000명으로 그 뒤를 따랐다. 미국에서는 무어 감독의 전작 ‘볼링 포 콜롬바인’의 흥행기록(2,160만 달러)을 한 주만에 뛰어 넘은 데 이어(2,390만 달러) 개봉 한 달 만에 1억335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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