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다우 9,000돌파여부 관심 집중

이번 주 뉴욕 증시는 5주째 연속 상승에 도전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미국 경제의 저성장이 장기화하고,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낙관론을 식히지 못했다. 지난 1ㆍ4분기 상장 기업들의 수익이 좋았으므로 2ㆍ4분기에도 호전될 것이고, 미국 경제가 멀지 않아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신념이 뉴욕 증시를 사로잡고 있다. 전쟁으로 묶여 있던 소비심리와 투자 마인드가 다소 풀린 것도 호재다. 하지만 주가가 단기 급등했기 때문에 경계 매물의 압력도 높아지고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증시 거품론이 솔솔 흘러 나오고 있다. 낙관적 기대만큼 경제 지표가 뒷받침 해주지 않는 한 뉴욕 증시 상승세는 1~2주 내에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주 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뉴욕 금융가의 최대 화두는 디플레이션이었다. 디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보다 무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주에 4월 도매물가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되는데, 투자가들은 디플레이션과 연결해 지표를 해석할 것으로 보인다.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두 물가지수가 몇 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라크 전쟁 종식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 당 40달러에서 25~27 달러대로 떨어졌기 때문에 물가가 당연히 하락할 수밖에 없지만, 시기적으로 FRB가 디플레이션을 경고한 직후인 만큼 이에 대한 반응이 의외로 클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의 금리는 내려가고, 달러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 미국 국채(TB) 10년 만기물의 수익률이 3.93%에서 3.68%로 0.25% 포인트 급락했는데, 이는 지난 98년 10월 이후 최대 폭이다. FRB가 다음달 중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달러는 유로화에 대해 2.2% 하락했다. 최근의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 금융시장에 유입되는 국제 유동성이 1월 대비 3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는 저축률이 낮기 때문에 해외자금 유입이 줄어들면 시장이 위축될 것이 분명하다. 뉴욕 증시에 다행스러운 점은 달러표시 자금보다 유로와 엔화 표시 자금이 더 매력을 끌고 있지만, 국채(TB) 시장에서 주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주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지난 주 뉴욕 증시는 4주째 상승세를 지속해 다우존스 지수는 5영업일 동안 0.3% 상승, 8,600 포인트를 넘어섰고, 앞으로 1~2주 사이에 9,000 포인트의 심리적 저항선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S&P 500 지수는 0.4% 소폭 상승한데 비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 신장했다. 최근 4주간의 뉴욕 증시 랠리는 이라크 전쟁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휩싸였던 지난 6개월 이후 최장기 기록이다. 특히 기술주가 선전하고 있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 4주동안 11.9%, 3월 저점 대비 20% 상승, 1,500 포인트에서 힘있게 상승력을 발휘하고 있다.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델 컴퓨터 등 나스닥 대표 종목들의 주가 상승은 괄목할 만하다. 지난 4주동안 S&P 500 종목의 정보기술(IT)주는 13.3%, 통신주는 11.2% 상승했다. 철강, 화학, 종이, 플라스틱 등 경기회복 초기의 수혜주도 4주 연속 평균 8.6% 올랐다. S&P 500 기업 가운데 448개 기업이 발표한 1ㆍ4분기 수익은 전년동기 대비 12.9% 상승, 월가의 기대치 11.7%를 웃돌자 투자가들이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굳힌 것이다. 이번 주에는 3월 무역수지, 4월 소매 판매, 4월 산업생산, 도매 및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된다. 무역수지는 전월보다 확대될 것으로 관측되는데, 달러 하락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15일에 있을 인텔과 델 컴퓨터의 컨퍼런스콜이 IT 주가 약진에 방향을 정해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출하 통계도 경기 선행지수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심스러운 점은 지난 주 이후 뮤추얼펀드에 유입되는 증권 자금보다 유출되는 규모가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증시 랠리가 한계점에 임박했다는 증거다. 달러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긴 하지만 달러가 더 떨어질 경우 뉴욕 증시로선 상승력에 제한을 받게 된다. 하지만 달러 하락은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장기 투자가들의 입장에서는 다국적 기업을 중심으로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7,300억 달러 규모의 감세안이 하원에서 5,500억 달러로 줄었고, 상원에선 더 깎일 것으로 보인다. 배당세 철폐는 거의 물 건너간 것으로 여겨지는데 증권시장으로선 좋다가 만 셈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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