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종교학자 캐런 암스트롱은 역저 '축의 시대'에서 종교의 탄생과 철학의 시작을 밝히면서 이렇게 설파한다. '대략 기원전 900년부터 200년 사이 세계의 네 지역에서 인류의 정신에 자양분이 될 위대한 전통이 탄생했다. 중국의 유교와 도교, 인도의 힌두교와 불교, 이스라엘의 유일신교, 그리스의 철학적 합리주의가 그것이다. 그러나 그 후 실제로 축의 시대의 통찰을 넘어선 적이 없다.' 그러면서 그는 '축의 시대'의 모든 사상을 관통하는 핵심으로 황금률(Golden Rule·다른 사람이 너희에게 해줬으면 하는 대로 너희가 다른 사람들에게 모두 해줘라)을 정리해냈다.
성경에도 나오는 이 명제(마태복음 7장12절)를 황금률이라 부르는 것은 우리 모두가 이대로 행한다면 세상은 낙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 세상 사람들은 이와 달리 '내가 당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하면서 살기' 때문에 모두가 힘들고 어렵게 산다.
#지난번 글 '당 태종과 세종대왕'에 나온 어느 후배 기업의 사장에 대한 또 다른 얘기다. 그 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들 간에 분쟁이 생겼다. 사장의 친척 중 한 사람이 한 회사를 두둔하며 다른 한 회사를 비난하고 나섰다. 이에 사장이 감사실장에게 조사를 시켰다. 그런데 감사 결과 두 회사 다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러자 사장은 화를 내며 감사실장을 잘라버렸다. 이 기업은 얼마 전에 한 기업을 인수합병했다. 사장은 회장으로 올라서고 사장과 부사장을 임명하며 두 사람 모두를 모(母)회사 출신으로 했다. 인수합병된 기업 출신은 소외돼 사기가 뚝 떨어졌고 그해 실적은 형편이 없어 주가가 곤두박질 쳤다. 주주들의 압력으로 주총에서 사장·부사장을 새로 선출하기로 했다. 회장이 미는 사람과 노조가 미는 사람 간에 경쟁이 벌어졌다. 부사장 후보 한 사람은 회장 눈치를 보느라 회장이 미는 모기업 출신으로, 다른 사람은 인수합병된 기업 출신으로 정했다. 결과는 예상을 뒤엎고 노조가 미는 사람이 압승을 했다. 회장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져갔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이뤄진 공천 과정에서 한나라당 내 친박들은 공천 학살이 벌어졌다며 반발했다.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은 친박연대를 만들어 출마한 끝에 한나라당 후보들을 대거 낙선시키고 원내에 진출했다. 그런데 당시 공심위에는 강창희 전 국회의장이 친박 몫을 챙기기 위해 공심위원으로 참여했고 친이의 양보하에 상당 부분을 관철시켰다. 그럼에도 분당에 가까운 해당 행위가 벌어진 것이다. 그러다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이뤄진 공천 과정에서는 단 한 사람의 친이계 공심위원도 없이 친박 일색으로 꾸려진 공심위가 완전히 일방적인 공천을 강행했다. 당시 필자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런 식으로 일방적인 공천이 이뤄지면 19대 국회는 완벽한 거수기 국회가 된다'고 공심위에 경고를 보냈다. 그리고 실제로 19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고 박근혜 정부는 2년 만에 휘청거리고 있다. 비주류·반대파를 인정하지 않는 일방적 정치는 결국은 자멸하고 만다는 것을 역사는 예외 없이 반복해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