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세 경영인 5人의 ‘새로운 실험’

=5개 업종 2세 경영인들이 모여 벤처 창업 수도권에 둥지를 틀고 있는 중소기업 2세 경영인들 5명이 한마음으로 뭉쳐 새 벤처기업을 일으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들이 창업한 회사는 지하철 개폐기 광고업체인 ‘애드패스’로 아직 5개월에 불과한 새내기 벤처기업이다. 이들은 금속열처리부터 인쇄출판, 통신장비, 생활용품, 야외화장실 제조 등 사업분야는 제각각이지만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젊은 패기 하나만으로 ‘겁 없이’ 똘똘 뭉쳤다. 애드패스의 대표를 맡고 있는 박형호 진흥문화 대표는 “다들 부모로부터 사업체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처음’을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며 “직접 회사를 설립해 우리 손으로 일궈나가 보자는 도전정신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애드패스”라고 설명했다. 2세 경영인들의 ‘발칙한 도전’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차세대 경영인 클럽’이 자리잡고 있다. 중진공은 지난 2005년 인천지역 2세 경영인들의 모임 결성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전국 13개 지역에서 570여명이 활동하는 16개의 차세대모임을 지원하고 있다. 애드패스 5인방은 차세대 경영인 클럽에서 낯을 익히며 2세 경영인으로서의 고충과 애환을 허물없이 털어놓다가 ‘우리가 직접 창업해보자’라는 생각에 의기투합하게 이르렀다고 한다. 이준호 보성열처리 대표는 “대기업의 2ㆍ3세 경영진들은 탄탄한 미래가 보장돼있지만 중소기업 2세 경영인들은 그 동안 쌓아올린 것을 필사적으로 수성해야 하는 만큼 심리적인 부담감이 크고 그만큼 치열하게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들 2세 경영인들은 스스로를 ‘생계형 CEO’에 가깝다고 평한다. 실제 유 대표는 지금도 석달에 한번씩 구두 밑창이 다 닳아 없어질 정도로 현장을 누비며 영업일선에서 뛰고 있다. 박 대표는 사회생활 초기에 부친의 회사에서 스쿠터를 몰고 배달일을 하던 경험 때문에 현재도 자동차 대신 스쿠터를 몰고 다니는 것이 더 편하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업력이 20~30년이 넘는 중소기업을 이끌어오며 그 누구보다 사업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2세 경영자들은 애드패스의 성공을 통해 ‘2세 경영인들을 위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작은 소망을 갖고 있다. 신세대 경영인들이 뭉친 만큼 신생 벤처회사도 야무지게 운영되고 있다. ‘공동투자ㆍ공동경영’ 원칙에 따라 5개 업체가 지분을 정확히 나눠 갖고 대표직도 2년에 한번씩 순번제로 돌아가며 맡게 된다. 현재 애드패스 대표인 박 대표 이외에 5명 중에서도 제일 깐깐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정우 현광전자통신 대표가 감사 겸 총무를, 다른 사람들은 영업을 총괄하는 등 업무 분담도 명확하게 이뤄져 있다. 초기 사업안정화에 소요되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수ㆍ합병(M&A)으로 사업을 승계한 것도 애드패스의 차별화전략이다. 애드패스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노바콤은 서울지하철 1~4호선 95개 역사에 1,900여개의 광고용 개폐기를 설치 및 운영하고 있던 업체였다. 하지만 영업력의 한계에다 지난해 금융위기 여파로 경영난에 허덕이던 와중에 2세 경영인들이 인수하게 됐다. 특히 중진공에서 이들의 창업 소식을 듣고 선뜻 지원해준 창업자금 3억원도 큰 도움이 됐다. 이미 관련제품이 지하철 역사에 설치가 돼있던 상황이었던 만큼 초기 투자비용이 적게 들었던 점도 회사의 강점이다. 아울러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손으로 만지는 광고’라는 콘셉트만큼 제품 경쟁력에 대한 확신도 높다. 유환준 거한피앤에프 대표는 “지하철 개폐기 광고는 탑승객들이 역사를 드나들 때마다 좋든 싫든 손으로 접촉해야 하는 만큼 광고 효과도 뛰어나다”며 “사업이 안정되는 3년 뒤에는 연매출 5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2세 경영진들은 앞으로 3년 정도 회사를 꾸려나간 후 성과를 바탕으로 도시철도가 잘 구축된 부산지역은 물론 해외시장까지 진출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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