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이 현대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정상영 KCC 명예회장과의 지분경쟁을 사실상 포기했다.
현대그룹 경영전략팀 고위관계자는 7일 “(현정은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매입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경쟁을 벌이지 않는다”며 “(현 회장은) 그럴 만한 돈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정 명예회장이 귀국하면 현 회장이 직접 만나 지분매입에 대한 심중을 듣고 앞으로 어떻게 경영에 관여할 지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며 “(양측이 현대그룹 경영에 대해) 대화로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현회장 측의 법적대응 가능성에 대해서 “정 명예회장측에 대한 소송 등 법적 대응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정 명예회장측의) 지분매입과정에서 법적인 문제도 없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명예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KCC는 이날 우리증권 창구를 통해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7.4%(42만주)를 추가 매입했다. 이에 따라 정 명예회장측은 우호지분 포함 총 40%이상의 의결권을 확보, 현대증권, 현대중공업 등 주요 주주의 지지 없이도 독자적으로 경영권을 가져갈 수 있게 됐다.
현대가의 한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 측이 주도한 일이지만 다른 친척들의 생각을 들은 뒤 결정해야 하는만큼 머지 않아 문중회의를 열어 현 회장의 거취와 경영권 향방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영주기자 yjcho@sed.co.kr>